(단독)수출입은행, 중기 수출팩토링 0.4%·RG 0.1% 지원…"중기 외면"
1~9월 중소기업 수출팩토링 76억 불과
2021년부터 매년 중소기업 지원 줄여
'선박금융' 특화됐다지만…중기 RG '나 몰라라'
차규근 "중소기업 지원, 법령상 주요 업무"
2024-10-14 06:00:00 2024-10-14 06:00:00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근거법인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을 외면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은법 제18조(업무) 3호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라 중소기업의 수출입과 해외 진출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소기업에 지원한 수출팩토링 규모는 76억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기간 전체 지원액인 1조9064억원의 0.4%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와 반대로 대기업(9280억원)과 중견기업(9708억원)에는 지원액의 대부분(99%)을 집행했습니다.
 
수출팩토링은 기업의 외상 수출 거래에서 발생한 수출채권을 수출입은행이 무소구조건으로 매입하는 수출금융 상품입니다. 수출입은행이 수출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이를 수출 기업에 다시 청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기업은 대금 회수 우려 없이 수출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상 수출팩토링 집행액은 2021년 334억원부터 △2022년 266억원 △2023년 140억원 등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최근 5년(2020~2024년)간 중소기업에 지원된 수출팩토링 규모는 총 1001억원으로, 전체 지원액인 13조1759억원의 0.7%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수출입은행의 대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은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5956억원에서 2021년 1조4443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은 △2020년 1조5818억원 △2021년 1조4402억원 △2022년 1조7304억원 △2023년 1조9290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출입은행의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도 유독 중소기업에 인색했습니다. 올해 1~9월 중소 조선사 대상 RG 발급 지원 규모는 79억원으로 전체 7조1354억원 대비 0.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0년 320억원을 기록한 이래 △2021년 293억원 △2022년 148억원 △2023년 28억원 등 감소 추세입니다. 올해는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며 지원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중소 조선사는 금융권으로부터 RG를 발급받지 못할 경우 수주가 중단됩니다. 이른바 '빅(Big) 3'로 불리는 대형 조선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보다 4~10배가량 높은 2~3%의 수수료를 내며 RG 발급에 매달리는 실정입니다. 중소 조선사 사이에서 선박금융 지원에 특화됐다고 자부하는 수출입은행이 중소 조선사 RG 발급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차규근 의원은 "중장기 여신을 취급하는 수출입은행 특성상 대기업 비중이 높을 수는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법령상 주요 업무 중 하나인 만큼 이를 확대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오는 21일 국회 기재위로부터 국정감사를 받습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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