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여기어때, 취소 수수료로 '돈벌이'…소비자 보호는 뒷전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 3년간 523건으로 '1위'
일부 상품 10분 이내 취소만 무료에 불만 가중
취소 수수료 포함 수수료수입 급증해 이익률 높아
2024-10-18 06:00:00 2024-10-1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9: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서울에 살고 있는 소비자 A씨는 최근 여기어때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다. 새벽에 예약한 이후 다음날 아침에 취소했지만 업체로부터 "규정대로면 이미 적용된 수수료는 환불이 어렵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방안 확인 후 안내 드릴 예정"이라던 여기어때는 당초 오후 2시에 확인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다음날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여기어때를 비롯한 숙박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A씨처럼 숙소를 예약했지만 취소 버튼을 잘못 눌렀거나, 단순 변심으로 취소를 했다가 환불이나 취소 결정 철회 등이 불가능하자 발생한 민원이 주를 이룬다.
 

(사진=제보자, 취소 및 환불 규정은 여기어때 앱 갈무리)
 
소비자피해 구제 신청 1위…3년새 79.38% 증가 
 
1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숙박시설 이용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에 지난 2021년 1047건에 불과했던 피해구제 현황은 2022년 1428건, 2023년 1643건으로 늘었다.
 
신청 사유별로 살펴보면 계약해제 시 위약금 불만이 78.5%로 가장 많았다. 일부 숙박시설에서 사전에 환불 불가 약관을 고지했다는 이유로 계약취소 요청 시점과 관계없이 무조건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위약금 불만은 2021년 848건으로 1000개 미만을 기록했지만 지난 2022년 1115건, 2023년 1271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플랫폼별로는 여기어때가 3년간 총 523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구제 신청을 받았다. 이어 아고다가 505건, 야놀자가 502건, 네이버가 358건 순으로 피해구제 신청이 많았다. 매년 증감을 반복했지만, 여기어때의 플랫폼별 피해구제 신청건은 앞서 2021년 97건에서 지난해 174건으로 79.38% 증가했다.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은 까다로운 취소 수수료 정책과 취소수수료 확인의 어려움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계약체결 당일 취소 시 환불거부 사례가 접수된 숙박예약 서비스 사업자의 자율개선을 유도해왔다. 이에 지난 2017년부터 데일리호텔·야놀자·여기어때·호텔엔조이 등은 환불불가 조건 상품을 포함한 전체 상품에 대해 계약체결 후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내 취소시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예약 전 취소수수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소비자 A씨는 "취소수수료 규정은 약관에 빨간 글자를 직접 누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려웠다"라며 "이전에 같은 숙박업체를 이용했을 때는 방이 모두 차서 취소 요청을 해달라는 요청에 따랐었는데 정작 소비자가 손해보는 상황일 때는 환불 동의를 해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숙박플랫폼에 유리한 '불공정 계약'에 불만 확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해당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숙박 플랫폼에서는 A씨와 같이 당일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환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 실정이다.
 
이에 최근 경쟁사인 야놀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받기도 했다. 전자상거래법으로 거래한 상품은 일주일 이내로 철회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일부 상품이 10분 이내로만 무료취소가 가능해 플랫폼에만 유리한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약관법 제6조 2항에 따르면 △고객한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 본질적인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해 무효로 처리된다. 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대륜은 환불 규정이 고객에게 불리해 공정성을 잃었다고 꼬집었다.
 
여기어때에서도 국내 호텔·리조트·팬션·게스트하우스·캠핑·홈앤빌라 상품 중 일부는 예약·결제 후 10분 이내에만 무료취소가 가능하고 이후에는 해당 숙소의 취소·환불 규정이 적용된다고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4장의 이미지와 객실정보에 대한 내용을 지난 스크롤 하단에 위치해 직관적인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다수였다.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직접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경우와도 차이를 보였다. 롯데호텔은 약관을 통해 고객 측의 사정으로 숙박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했을 경우 숙박예정일 1일 전 오후 6시(호텔현지시간)까지 해제·해지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6시 이후에는 1박 요금만 내면 취소가 가능했다.
 
예약 방식에 따라 상이한 취소수수료 정책에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숙박플랫폼별로 계약에 의해서 제공되는 객실의 물량이 있는데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판촉이나 마케팅 등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취소수수료 등에 대해서도 여유롭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도 소비자의 책임이 있는 사유로 인해 계약해제가 발생하더라도 사용예정일 10일 이전 또는 계약체결일 당일 취소 시 계약금을 고스란히 환급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은 말 그대로 '권고사항'이므로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아, 실제로 보상을 받기 어렵다.
 
취소수수료 일부 플랫폼 수익으로…실적도 성장세
 
매년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기어때의 실적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객실판매수입이 1331억원에서 1031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22.54%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수입이 1095억원에서 1242억원으로 13.42%, 광고료수입이 628억원에서 819억원으로 30.41%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수료수입은 예약과 관련된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수입을 일컫는다. 취소 수수료는 기본적으로 제휴점에 지급되지만 그 중 일부는 여기어때에 지급된다. 이 같은 수수료수입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8%에 달했다. 이는 직전연도 35.85%대비 약 4.3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사진=한국소비자원)
 
특히 여기어때의 수수료수입은 2021년 691억원에서 2022년 1095억원으로 58.4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직전연도 대비 13.42% 늘어난 12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7%, 35.8%, 40.2%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수수료수입은 경쟁사인 야놀자의 별도기준 판매수수료수익(2095억원)의 59.28% 수준에 불과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월 사용자 평균은 여기어때가 220만명으로 야놀자(228만명) 대비 8만명 적었다.
 
그럼에도 2022년부터 피해구제 신청 현황은 야놀자보다 많게 나타났다. 플랫폼별 피해구제 신청현황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여기어때에 대한 신청 건수는 2021년 97건에서 2022년 252건으로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174건으로 직전년도 대비 31.0% 감소했다. 같은기간 야놀자의 피해구제 신청건은 133건, 198건, 171건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다만 여기어때의 피해구제 처리(합의율)이 2021년 63.9%, 2022년 71.8%, 2023년 78.2%로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이 가운데 여기어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률은 2021년 7.56%, 2022년 10.64%, 2023년 15.01%로 증가했다. 3년새 약 2배 가까이 수익성이 확대된 셈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55억원, 325억원, 464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현금곳간도 넉넉한 편이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130.9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여기어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1002억원으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의 합산액인 549억원을 상회했다.
 
이와 관련, 여기어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민원 해결을 위한 CS 등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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