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술 확보, 경쟁력 근간"
한종희 부회장, 창립 기념사 "기술 리더십 강화"
반도체 부진 등 잇단 위기…'강건한 조직' 강조
2024-11-01 11:55:36 2024-11-01 11:55:3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는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선제적인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와 미래 차별화, 강건한 조직 문화 등을 제시하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객을 위한 기술과 품질 확보는 경쟁력의 근간이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사활을 걸고 우리의 본질인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한치의 부족함 없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자"고 말했습니다.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한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의 공동 명의 창립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디바이스경험(DX)·DS부문 사업부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지난해에 '원 삼성'을 강조했던 한 부회장은 올해에는 '강한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한 부회장은 "변화 없이는 아무런 혁신도 성장도 만들 수 없다"며 "변화와 쇄신을 통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강건한 조직을 만들자"고 주문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고전하면서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를 타개할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사업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주문하는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한 부회장은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인공지능(AI)"이라며 "AI는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특정 제품이나 사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부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까지 새롭게 접근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또 "모든 업무 과정에서 준법 문화를 확립하고, 상생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자"며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의 저력과 함께 힘을 모아 삼성다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자"며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창립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2019년에는 "도전과 기술, 상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는 영상 메시지를 낸 바 있습니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은 전방위적으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창립기념일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2.1% 감소한 9조18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조원대)를 하회했습니다.
 
AI 시대에 수요가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긴 데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는 이중고에 처했습니다. 여기에 이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으로 사법리스크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조직 문화 혁신 등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특별대담에서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삼성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취약하고, 개방된 혁신이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도 "(삼성이) D램의 성공에 너무 오래 안주하며 조직의 긴장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했고,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은 "조직 문화와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전 관계사는 이날부터 2주간 임직원이 기부와 봉사에 참여하는 '나눔위크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내년에 금전이나 재능을 기부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을 미리 정하는 기부약정을 통해 5년 연속 월 30만원 이상 기부한 임직원은 올해부터 '아너스클럽'에 등재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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