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식 진중함 담은 '왕좌의 게임'…코미디 한 스푼 '몬길'
'왕좌의 게임' 첫 오픈월드 액션 RPG
시점 전환 편의성 없어 피로도 증가
'몬길'은 귀여운 캐릭터와 개그로 눈길
시점 전환과 게임 패드 지원 등 기본 충실
2024-11-14 10:00:00 2024-11-14 10: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당신은 방금 북방의 눈 덮인 숲에서 부상병 한 명을 발견했습니다. 아직 숨이 붙어있지만, 나머지 병사들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누가 공격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성한 이 병사는 "너무 많아...다들 죽었어. 파란 눈..."이라고 말하는데요. 이윽고 어떤 그림자가 달려와 그의 목을 뭅니다. 당신은 검을 휘둘러 괴물을 쓰러뜨렸지만, 죽은 병사와 함께 되살아나 당신을 공격해옵니다. 한 번 죽었기에 죽이기 힘든 존재, '시귀'의 습격이 시작된 겁니다.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실행 화면. (이미지=넷마블)
 
드라마서 못다한 이야기
 
지금 어느 드라마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면, 여러분 생각이 맞습니다. 바로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지식재산권)의 한 장면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드라마는 아니고 게임입니다. '왕좌의 게임' IP를 바탕으로 한 첫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가 14일 '지스타 2024' 넷마블(251270) 부스에 찾아왔습니다.
 
킹스로드는 원작 드라마의 시즌 4 후반부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넷마블은 본편에서 다루지 못했거나 확장된 이야기를 게임에서 풀어낼 예정입니다.
 
넷마블은 이 게임을 PC·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PC 시연판으로 해본 킹스로드는 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연출과 박진감으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게이머는 기사·용병·암살자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고, 다양한 콤보 스킬과 분노 게이지 활용 등으로 전략적인 수동 전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암살자로 시연판을 해봤는데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삼촌 케넷과 함께 밤의 경비대 사령관 존 스노우를 찾는 여정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습니다. 제작사 넷마블네오는 원작 속 광활한 웨스테로스 대륙을 구현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5를 활용했습니다.
 
연출 사이에 전투가 이어지는 방식도 요즘 게임의 문법을 따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에 등장하는 백귀. (이미지=넷마블)
 
다만 제작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 게임은 화면 가운데 주인공의 전신을 보여주는 TPS(3인칭 슈터) 시점을 따릅니다. 마우스로 시점을 돌려가며 진행해야 하는데, 그만큼 화면 전환에 대한 피로도가 높습니다. 비슷한 시점을 적용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 '사일런트 힐2' 등 유명 액션 게임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인공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과 화면 시점을 단번에 일치시키거나, 180도 돌아서게 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한데 킹스로드 시연판에는 이런 기능이 없습니다. 여러 플랫폼을 염두에 둔 액션 게임임에도 아직 게임 패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넷마블네오 관계자는 "현재 서구권 테스트 중이고 이 같은 평가들이 나올 걸 예상하고 있다"며 "시점 전환 기능과 컨트롤러 지원은 검토중이지만 확답은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스 몬스터인 거인 시귀와의 전투에서 구석에 몰리면 화면이 주인공을 잡아내지 못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실행 화면. (이미지=넷마블)
 
대작 게임에선 연출과 전투 간 매끄러운 진행이 기본인데요. 킹스로드에선 주인공 일행이 시귀 떼로부터 도망치는 과정이 어색했습니다. 주인공이 통나무를 뛰어넘을 때, 제자리 뛰기 동작 외에는 나무를 짚고 넘어가는 식의 자연스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통나무 위에 돋아난 잔가지에 걸리면 넘어가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연판은 직업별 특징을 뚜렷이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분명 '암살자'를 선택했음에도, 시연판엔 암살과 관련된 전투 방식이나 관련 콘텐츠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 제작진은 탐험과 채집, 제작 등 오픈월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나아질 모습이 기대되는 시연이었습니다.
 
'몬길: STAR DIVE'의 여정을 함께 할 마스코트 야옹이. (이미지=넷마블)
 
야옹이 매력에 흠뻑
 
이번엔 피비린내 나는 설산을 벗어나, 버섯과 고양이로 가득한 동화 나라로 떠나봅시다. 넷마블 부스에는 모바일 RPG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길들이기' 계승작 '몬길: STAR DIVE'도 시연됩니다.
 
넷마블몬스터가 개발하는 몬길은 주인공 베르나와 클라우드가 몬길러스 길드의 의뢰를 받아 알 수 없는 이유로 변해버린 몬스터의 생태 조사를 진행하며 시작됩니다.
 
몬길의 장르도 킹스로드처럼 액션 RPG인데요. 주인공과 환경을 보여주는 TPS식 시점이 킹스로드와 똑같습니다. 엔진 역시 언리얼5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클라우드와 베르나가 몬스터를 잡고, 마스코트 '야옹이'를 발견하는 연출이 발랄합니다. 클라우드를 잡아먹으려다 반격 당해 하늘로 날아가는 돼지 몬스터의 짧막한 영상 유언(?)은 배꼽 잡게 만들고요. 귀여운 야옹이가 버섯 몬스터를 한 입에 삼킨 뒤, 엉덩이로 착한 버섯을 배출하는 식으로 '포켓몬스터' 같은 모험물을 변주합니다.
 
'몬길: STAR DIVE'에서 주인공 일행이 거대 보스 쿠스토스와 맞서는 장면. (이미지=넷마블)
 
주인공 일행이 NPC(Non Player Character)와 주고받는 대사 역시 '은혼'이나 '데드 풀'에 익숙한 MZ 세대가 좋아할 만한 개그로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몬길은 킹스로드와 달리, 주인공이 바라보는 시점으로 화면을 단번에 돌려주는 기능이 있어 편의성이 돋보입니다. 현 개발 단계에서도 게임 패드를 지원해, 액션의 손맛에 충실합니다.
 
게이머는 캐릭터 셋으로 파티를 구성해, 스킬을 조합하며 싸웁니다. 또 야옹이를 활용해 몬스터를 길들이고, 길들인 몬스터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 100부스, 170개 시연대를 준비하고 인플루언서 대전과 버튜버(버추얼 유튜버) 시연, 코스프레 쇼 등을 진행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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