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배달 플랫폼 입점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 완화를 논의했던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12차 회의에서 수수료 인하 방안을 의결했습니다. 다만, 일부 입점단체들이 플랫폼사가 제시한 상생 방안에 반대하면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는데요. 상생협의체는 상생 방안이 늦어질수록 소상공인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플랫폼의 상생방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결론 내렸습니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2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제출한 수정안을 논의 결과 전체 위원들의 다수가 부족하지만 일단 상생의 첫걸음을 떼야 할 것으로 봤고, 상생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소상공인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공감이 이뤄졌다”라며 “부족하지만 오늘 수정안에 대한 부분들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배민 측은 지난 11차 회의에서 제시한 것과 유사한 상생방안을 내놨습니다. 거래액을 기준으로 △상위 35%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중위 35~5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100~3100원, △중위 5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1900~29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배민은 또 일부 전통시장에서 시범으로 중개수수료 0%를 부과하던 것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쿠팡이츠도 차등 수수료의 상생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거래액을 기준으로 △상위 35%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8.8%에 배달비 2130~3130원, △중위 35~5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1900~2900원, △중위 5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1900~29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논의 결과 쿠팡이츠는 자사의 상생 방안보다 중개수수료가 낮은 배민의 제안이 상생협의체 취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배민에서 제안한 상생방안과 동일한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양사가 제출한 상생방안에 대해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한 결과 입점업체 단체에서는 최근 경제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큰 영세 소상공인들이 많은 만큼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이번 상생방안이 시행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양사가 제시한 상생방안으로는 입점업체들의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갈렸는데요. 그 결과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2곳의 입점 단체가 상생 방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두 단체는 ‘수수료 상한 5%’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입점업체 두 곳에서는 본인들하고 주장한 것과 차이가 커 받아드릴 수 없다고 했고, 다른 두 단체는 부족함이 있지만 당장 출발이 중요하니까 출발하는게 좋겠다고 했다”라며 “상생협의체에서도 전체적으로 상생을 출발하자고 결정을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공익위원들은 배민과 쿠팡이츠의 상생방안이 입점업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는데요. 그 결과 플랫폼사, 입점단체, 공익위원 총 12명 중 퇴장한 2곳을 제외한 모두가 배민의 상생 방안을 시행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상생협의체는 플랫폼사의 최종 상생방안 시행 시 2만5000원의 음식값을 기준으로 상위 35%는 차이가 없지만, 중위 35~50%는 약 2.3%포인트, 50~80%는 약 3%포인트, 하위 20%는 7.8%포인트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상생 방안은 향후 3년간 적용됩니다.
아울러 상생협의체는 이번 상생 방안이 배달앱 시장의 상생과 변화를 위한 첫걸음인 만큼 추후 상생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상설기구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상생방안 시행을 위한 시스템 정비를 거쳐 내년 초에 상생 방안을 시행·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상생협의체 상생 방안 결론과 관련 배민 측은 “정부와 입점단체, 각 배달앱사들과 성실히 논의에 임해 왔고, 중재안이 도출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당사는 상생 취지에 최대한 부합한 안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쿠팡이츠는 “고객들에게 무료배달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수수료 할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상생안을 제안했다”라며 “적자 상황의 후발주자임에도 배민의 차등수수료 상생안을 바탕으로 제외되는 매장없이 모든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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