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일명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세 번째 좌초됐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김건희 특검도 '될 때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인데요. 여당 내의 이탈자 수도 점차 늘고 있어 압박의 수위가 높아진다면 통과 가능성도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7일 오후 국회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김건희 특검법'은 총 투표수 300인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최종 부결됐습니다. 지난달 26일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국회에 되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이 될 수 있었는데요. 가결 정족수 200명에 2명이 부족해 최종 폐기됐습니다.
이로써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였던 지난 2월 처음 폐기된 이후 지난 10월과 이번까지 총 세 번이나 무산됐습니다. 다만 여당 내 이탈표가 0표에서 4표, 6표로 재표결이 거듭될 때마다 늘어나고 있는 점은 민주당 등 범야권의 기대감을 높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본회의장을 지킨 배경에도 김건희 특검법 저지가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192석의 야당 의석만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당초 10일 표결 예정이었던 김건희 특검법을 대통령 탄핵안과 함께 상정한 것 역시 이 같은 노림수 때문이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에만 표를 행사하고 탄핵안에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여론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판단이었죠.
하지만 '임무'를 완수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직후 곧장 본회의장을 떠났습니다. 20여명의 의원들이 표결 결과를 보기 위해 자리에 잠시 착석하기도 했지만 이들 역시 다음 안건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기 전 퇴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쪽 좌석에는 안철수 의원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에는 민주당 보좌진들로 가득했던 로텐더홀까지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입에서 '가 198표'라는 말이 떨어진 순간 '아!'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통령 탄핵이 여당 의원들의 집단 이탈로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만이라도 통과되기를 바랐지만, 2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좌절된 까닭입니다.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고 김건희 특검법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설 특검이든 일반 특검이든 병행해 검토할 생각"이라며 "김건희 특검법도 다양한 재접근이 가능하다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8일 기자와 만나 "김건희 특검은 지금까지 해오던 그대로 한다. 다시 재발의해서 법사위 통과시키고 본회의 올리고 해서 빠르게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당의 장경태 의원도 "계엄 선포 전에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염두에 두고 두 가지 혐의에 국한해 발의했지만 (새롭게 발의하는 것은) 기존 14개 혐의 모두 다에 계엄 혐의까지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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