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에 부동산 한파…지방 아파트 줄줄이 경매행
매수심리 위축…경매 시장에서도 아파트 매물 늘어
2024-12-10 15:48:13 2024-12-10 17:04:51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대출 규제와 고금리, 정치적 불안정성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로 주택시장은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726건으로 9월(3128건)에 이에 두 달 연속 3000건대에 머물렀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206건까지 늘었으나 8월 6493건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로 9월에는 거래량이 반토막이 났는데요. 11월 거래량은 전일까지 신고된 자료 기준으로 2501건까지 떨어지며 거래가 부진한 모습입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며 집값이 올랐지만 상승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매수 심리는 빠르게 위축했습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죠.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내수 경제가 위축되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집값은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그래프=뉴스토마토)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당시 아파트값은 단기간 하락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던 12월에는 실거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국은 0.33% 하락했고, 서울은 0.6%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직전 달까지 전국은 0.16%, 서울은 0.23%씩 오르다 하락 전환한 것인데요. 이듬해 1월에도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이 0.31%, 서울은 0.28% 내렸다. 그러다가 탄핵 심판이 본격화한 2월부터는 아파트 가격이 조금씩 올랐습니다. 
 
아파트 경매 건수 급증…낙찰률은 하락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시장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은데요. 경매 시장에도 아파트 매물이 늘며,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월 대비 하락했습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4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408건으로,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3400건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대구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7건으로, 2009년 1월(288건) 이후 약 16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충남(210건)과 전남(153건)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낙찰률은 38.4%로 전월(40.0%) 대비 1.6%p 떨어졌습니다. 낙찰가율은 85.5%로 전월(87.2%) 보다 1.7%p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도 지난 10월 97.0%까지 치솟았으나 11월에는 94.9%로 전월 대비 2.1%p 떨어지며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습니다. 다만 서울 외곽지역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됐던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41.3%) 대비 7.0%p 오른 48.3%로 2022년 6월(56.1%)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인천 아파트 진행 건수는 350건으로 전월(243건) 보다 44%가 증가했습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과 더불어 계양구의 신축 미분양 아파트 수십여 채가 경매시장에 쏟아지면서 진행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낙찰률은 40.3%로 전월(36.2%) 대비 4.1%p 상승했습니다. 낙찰가율은 78.5%로 전달(79.8%) 보다 1.3%p 하락했고, 평균 응찰자 수(6.6명)는 전월(7.7명)에 비해 1.1명이 감소했습니다. 이밖에 아파트 낙찰가율은 울산(81.2%)이 전월 대비 5.9%p 하락했으며, 대구(78.8%)는 3.5%p 떨어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80%선 아래로 무너졌습니다. 부산(78.0%)은 1.1%p 하락 마감했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내수 경제도 지금 빠르게 침체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거래량과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에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부동산 시장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되면 매수 심리 불안으로 이어져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내려가며 거래 절벽이 올 수가 있다"면서 "대신 대선이 시작되면 각종 개발 계획과 공약이 난무하며 (부동산 시장이)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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