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업황 불황이 지속되면서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4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습니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역시 1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요. 비상계엄에 탄핵정국이 이어지며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건설업 부진으로 인력 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1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건설업에서 76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7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1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 감소 폭은 11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실업급여’로 불리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00명(2.2%) 증가했는데요. 건설업에서 신청자는 1만34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00명이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실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건설사 수주가 감소하면서 기간제근로자 인력 감축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직원 현황 등을 공시한 주요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1674명→1526명), 대우건설(2290명→2040명), 동부건설(365→353명) 등의 기간제근로자가 지난해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정해진 기간을 두고 공사가 진행되는 '프로젝트' 성격이 많은데 불황을 겪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는 수주가 감소하며 기간제 근로자 수도 함께 줄어든 것이 주요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수익 감소로 건설사들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데요. 올해 3분기 건설수주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건설사 대부분은 영업이익률이 하락했습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률 5% 이상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뿐이었습니다. 이밖에 현대건설(1.4%)과 대우건설(2.4%), DL이앤씨(4.3%), GS건설(2.6%), 포스코이앤씨(2.2%) 등은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죠.
이런 상황에서 정국 불확실성이 지속으로 대내외적인 건설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줄어들며 건설업계 우려가 커졌습니다.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SOC 예산은 25조4000억원으로 올해(26조4000억원)보다 1조원 줄어들었는데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건설투자는 더 위축되면서 고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죠.
건설사들은 최근 조직을 간소화하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임원 18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지난 10월 조기에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는 임원 숫자를 9명에서 6명으로 축소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전체 임원 수를 23% 감축하는 데 이어 고연차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 건설사 역시 급여·직급 수당 삭감이나 성과급 미지급으로 인건비 절감에 나섰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국 불확실성과 더불어 최근 1년에서 1년 반에서 주택건설 인허가나 착공 실적이 업황변동에 유의미할 정도로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장 규모와 개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인력의 숫자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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