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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1일 15: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가스(018670)가 국내 LPG(액화석유가스) 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 사업 확장으로 올 3분기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등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투자 규모 감소와 투자 효과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SK가스)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 커져...3분기 순차입금 2조6251억원
11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국내 LPG 산업에서 E1과 함께 과점적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 내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울산과 평택에 약 47만톤 규모의 대형 저장 기지와 전국 500여 개 충전소를 기반으로 LPG 수입과 유통,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SK가스의 누적 매출액은 5조111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641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1646억원으로 전년 동기(3322억원) 대비 약 50% 감소했다. 이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와 국제 LPG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점적 시장 지위 덕분에 여전히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LPG 시장에서 신규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 구도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점은 SK가스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국내 LPG 수요는 산업용 및 석유화학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SK가스는 이에 대응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SK가스의 대규모 투자는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순차입금은 2조6251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3138억원) 대비 약 3133억원 증가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845억원에 불과해 차입금 대비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35.0%에서 152.8%로 상승하며 약 2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신규 사업과 관련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회사는 울산GPS 복합화력발전소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 등 주요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울산GPS 복합화력발전소는 1.2GW 규모의 LNG·LPG 혼합발전소로 총 사업비는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SK가스는 이 중 3600억원을 직접 투자했으며, 추가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발전소는 올해 4분기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LNG 및 석유제품 저장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11월 터미널 준공을 완료함에 따라 약 6500억원의 리스부채가 새롭게 인식될 예정이다.
신규사업 본격화 앞둬…유동성 관리 ‘과제’
SK가스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울산GPS 복합화력발전소는 전력 판매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역시 저장시설 운영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PDH(프로필렌 제조) 사업,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수소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이러한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상업화되면 회사의 수익 창출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차입금과 부채비율 증가로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회사의 1년 내 만기도래 차입금은 1조2535억원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5845억원)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가스는 충전소 부지와 저장 시설 등 보유 부동산(약 1조1000억원)을 활용해 자금 조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자금 확보 시점과 규모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게다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국제 LPG 가격 변동성은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SK가스는 에너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현재의 높은 재무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유동성 관리와 투자 회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회사는 신규 사업 상업운전 개시 이후 수익성 개선과 현금 창출 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업황 악화 등의 외부 변수는 추가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B토마토>는 SK가스 측에 차입 규모 증가 원인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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