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고물가 대응방안 중 하나로써 추진됐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겹치며 추가적인 대책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폰플레이션(폰+인플레이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는 물론, 알뜰폰 활성화 정책도 논의가 표류하는 모양새입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시민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3분기 가계통신비는 12만5000원입니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던 2022년 2분기 12만3000원 대비 오히려 1.6% 늘었습니다.
통신사를 향한 요금인하 압박에도 통신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자 정부는 단통법 폐지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최신 출시되는 스마트폰 가격이 매해 인상되는 점에 착안, 단통법 폐지를 추진한 것이죠. 갤럭시S24 최상급인 울트라 모델의 가격은 169만~212만원 선입니다. 10월 말 나온 갤럭시Z폴드 스페셜에디션(SE)은 역대
삼성전자(005930) 폴더블폰 중 최고가인 278만96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의 경우 125만원부터 190만원까지 형성됐습니다. 통신서비스 비용이 줄어도 고가폰으로 통신비 절감이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단통법을 폐지해 통신사의 지원금 경쟁을 부활시키겠다는 계산이었는데요. 단통법 폐지안이 연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탄핵 여부를 둘러싼 여야간 정쟁으로 인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 상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국회 관계자들은 "모든 입법 절차가 계엄령 여파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멈춘 상태"라고 입을 모읍니다. 연내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알뜰폰 판매점 안내문. (사진=뉴스토마토)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추진 중이던 알뜰폰 활성화 방안도 논의 진전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신사와 알뜰폰 간 도매대가 협상에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체로 참여하는 사전규제 제도 재도입 논의가 지난 2일 이뤄졌습니다. 알뜰폰 사업자 대신 정부가 통신사와 도매대가를 협상하는 현행 제도는 내년 4월까지만 유지됩니다. 사후 규제 도입으로 정부 개입 없이 알뜰폰이 알아서 통신사와 협상해야 하는데요.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사전규제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야당은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 제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통신3사·금융권 등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다만 해당 논의는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 장기화로 중단됐습니다.
알뜰폰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방안은 중단되더라도 도매대가 협상과 같은 현안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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