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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6일 16: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업계가 대통령 탄핵 국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 속에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급격한 유가 변동과 정제마진 축소, 고환율 등으로 인해 불안정성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구조조정 압박까지 겪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정유업계가 직면한 현안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위기를 극복할 혁신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또,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탈탄소 움직임에 우리 정유업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넷제로 시대를 맞이한 정유산업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 환율 상승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환차손 증가 등이 연쇄적으로 겹치며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정유업계가 이러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뿐만 아니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중장기적 생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수익성 악화 직면한 정유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국내 정유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 우려 속에서 배럴당 73달러 수준으로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고가의 원유 재고를 낮아진 시장 가격으로 평가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
S-Oil(010950))은 3분기 정유부문에서 약 2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GS칼텍스도 15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SK에너지는 정유부문에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현대오일뱅크 역시 3분기 동안 8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바이유의 가격이 지속해서 떨어질 경우 추가적인 재고평가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제마진 하락은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최근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가 이러한 하락세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적자세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환율 상승 또한 정유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원유 구매는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면서 원유 수입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환차손도 수익성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4대 정유사의 환차손은 올해 3분기에만 약 1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유업계의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과 지정학적 리스크, 불확실성 속 대책 마련 '절실'
대내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최근 계엄령 사태 등이 유가 및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의 감산 정책은 시장 안정화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이 올해 초부터 원유 생산량 감축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가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며 감산 효과가 제한적임을 지적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와 같은 요인도 유가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는 유가 하락 압력을 장기적으로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면 유가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경기 침체기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OPEC+의 감산 정책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공급 과잉 상황에서 산유국 간의 경쟁을 격화시킨다. 이에 따라 유가는 더욱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은 생존을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고정비 절감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비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자구책을 강구 중이다. 또 석유화학 부문을 강화하며 정유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정유업계 생존에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와 업황이 모두 어려운 시점,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정부가 세제적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협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유산업은 지속해서 투자를 해야 경쟁력도 강화되는 업계인데 현재 업황과 더불어 투자여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업계가 계속해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세제적 인센티브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시투자 세액 공제제도의 경우 업계가 요청을 했는데도 올해 시행되지 않았는데 내년부터라도 시행이 될 수 있도록 법안도 발의가 되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줘야 산업계가 지속해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정부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를 올해에서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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