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의 대출규제와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은 여전히 집값이 상승하며 지역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짙어지는 모양새입니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매매 물량은 8만8362건으로 전년 동기(7만4479건) 대비 1만3883건 늘었습니다. 3년 전 같은 날과 비교했을 땐 94%(4만2950건)가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세 물량은 3만517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0건이 줄었습니다. 매매 수요 관망세가 이어져 임대차 시장으로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부동산 매수 심리는 둔화하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6에서 97.3으로 하락했습니다. 지역별로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9.3→99.0)와 노원구·도봉구·강북구(노·도·강)가 포함된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5.9→95.6) 하락 폭은 0.3으로 동일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폐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의 폐업 및 휴업 중개업소는 총 1119곳(폐업 999곳·휴업 120곳)으로, 새로 문을 연 공인중개소 보다 문을 닫은 공인중개소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업소는 769곳으로 전월(806곳) 대비 37곳 감소했습니다.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 수도 총 11만2321명으로 전월(11만2675명) 대비 354명 떨어졌습니다. 이는 개업 공인중개사가 가장 많았던 2022년 6월(11만8952명)과 비교하면 6631명 감소한 수치입니다.
다만 서울에서도 단지와 지역에 따라 양극화는 심화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을 보면 서울 강남지역은 송파구(0.03%)는 송파·오금동 등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02%)는 여의도·신길동 위주로 올랐습니다. 강북은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했으나 용산구(0.04%) 도원·이촌동 주요 단지 위주로, 성동구(0.04%)는 금호·행당동 위주로, 광진구(0.03%)는 광장·자양동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적·국지적 양극화는 올해에도 심화할 것"이라면서 "경기도와 지방 아파트 역시 지역에 따라서 하락과 보합이 엇갈리는 양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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