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공범 자인한 최상목의 '선택적 침묵'
하루에 일정 3개 소화…대정부질문은 '불참'
여당과 적극 '소통'…야당과 협조는 '단절'
민주 "도망친 최상목, 내란 정당과 당정협의"
2025-01-09 17:33:51 2025-01-09 19:08:39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한 유럽상의 오찬 간담회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김유정 인턴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끝내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내란 공범임을 자인한 셈인데요. 초유의 대대행인 그는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선택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불리한 부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데요. 현재진행형인 내란 사태에 팔짱을 끼면서 '경제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끝내 불출석한 최상목…혼란 '자초'
 
9일 국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무안 제주공항 참사 등에 대한 긴급 현안질문을 열었습니다. 이날 긴급 현안질문은 국무위원 등을 대상으로 질의가 예정돼 있었는데요. 최 대행은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업무상 사유'로 참석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최 대행은 이날 주요 유럽계 외국인투자기업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면담까지 하루 동안 3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파상공세를 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최 대행을 향해 "12·3 내란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국민을 대신해 정부에 질문할 의무가 있는데, 가장 큰 책무가 있는 최 대행이 불참한다"며 "당장 국회로 나와 국민 질문에 답하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 거부하고 내란 상설 특검 후보 추천도 여태껏 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 핑계를 대고 있다. 구질구질한 변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 대행의 선택적 행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명 '내란 상설특검법'(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수사요구안)은 지난달 10일 국회 문턱을 넘었는데요. 하지만 최 권한대행은 특검 추천 의뢰를 한 달째 미루고 있습니다. 야당의 경호처장 직위해제 요구도 '묵살'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반면 여당과는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인데요. 지난 8일 최 대행은 국민의힘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습니다. 여야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모습과 달리 최 대행은 본인이 불리하면 침묵하고, 이득이 생기면 행동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제시한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도 반대합니다. 앞서 민주당은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조기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 대행은 '2025년 신속집행 추진계획'을 의결했습니다. 사실상 민주당의 추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당초 민주당은 최 대행이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임명했을 때만 해도 협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최 대행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인데요. 민주당은 지난 7일 최 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며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내란 수괴는 관저에 숨고 최상목은 도망치기 바빠"
 
앞서 최 대행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씨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해서도 "정부 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며 소극적으로 대처했습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최 대행에게 위법한 경호권 발동과 관련해 경호처장과 차장에 대한 인사권자로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도 대정부질문에 불참한 최 대행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최 대행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단으로 불출석했다"며 "특정 정당과의 협의를 국회 의결로 시행하는 긴급 현안질문보다 중요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는 최 대행이다. 국정 책임자는 비판하는 국민을 설득하거나 그 비판을 용기 있게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며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은 관저에 숨고 최 대행은 도망치기 바쁘다"고 꼬집었습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최 대행을 대신해 출석한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최 대행이 국회 출석 거부한 것은 전례에도 없고 상식 밖"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내란·위헌·동조 정당과 당정협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아울러 "최 대행이 (상설특검 후보 임명에 관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이야기했다"며 "국회의장께서 공식적으로 여야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교섭단체 하나가 인정 안 해줘도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공격하는 동시에 최 대행 엄호에 나섰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고 최 대행마저 직무유기로 고발했다"며 "민주당은 헌법적 가치 침해 여부 가리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탈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한 조기 대선에 몰두하고 있다"고 힐난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차철우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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