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D-7)미·중 리턴매치…한국경제 '폭풍전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임박…'관세 폭탄' 촉각
더 세진 보호무역주의…미중 2차 무역전쟁 예고
정치 불안에 한국 '무방비'…"골든타임 놓쳤다"
2025-01-13 06:00:00 2025-01-13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합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사실상 2기 행정부 주요 직책 인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전 세계를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는 등 집권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한 정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 역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안이 극심한 한국 경제 역시 트럼프발 리스크와 미·중 갈등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내우외환'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위기감이 더욱 짙어지는 모습입니다.
 
트럼프발 관세 공격에 '촉각'…미·중 패권 경쟁 격화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취임식을 열고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합니다. 세계 각국은 미국 역사상 가장 극우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그의 행보를 조심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공화당 보수파는 물론, 집권 1기의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도 극우적 색채가 훨씬 짙어졌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의 가장 큰 관심이자 최대 쟁점은 '미·중 갈등'입니다. 트럼프 집권 1기인 2017~2021년 처음 미중 무역전쟁을 겪은 전 세계는 소위 '2차 무역전쟁'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강화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두 나라 간 패권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각 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7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중국을 안보와 번영을 위협하는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무역, 안보 등 포괄적 제재를 가했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대중국 관세율을 크게 올리면서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제조 2025'를 성공시켜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주도권을 쥐려는 베이징을 겨냥해 평균 3% 수준이던 대중국 관세를 12~19%까지 올렸습니다. 해당 조치는 양국 간의 무역 분쟁을 촉발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 같은 미·중 무역분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기본 관세 부과 △항구적 정상 무역관계(PNTR) 종료를 통한 평균 60%의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트럼프 상호무역법(TRTA) 제정 등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최대 위협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예고된 수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져도…한국 대비책 '전무'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는 미·중 수출 의존도가 40% 이상에 달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 수출 등 한국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한데요.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보편 관세 10%를 부과하고 대중국 관세를 25%까지만 올려도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현재 국내 수출은 증가율이 1%대에 그치는 등 둔화세가 뚜렷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수출은 57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석유제품·승용차 등 주요 품목의 수출 둔화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각각 5.2%, 0.7%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한국 경제의 대비책은 미흡합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정치 불안이 극심한 탓에 정부 대비책은 허술하기만 합니다. 내우외환의 위기 속에서 국가 수장 공백은 장기화하고 경제 위기에 대응할 국가적 역량도 보이지 않습니다.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마저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장을 던졌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도 나름 준비를 했을 텐데, 지금 얘기할 통로가 없으면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세일즈 할 수 있는 것은 세일즈하고 도움을 받을 것은 도움 받으면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지금 (정치적) 상황이 이러면서 실기한 느낌이다.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취임에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고 대응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갖고 각 부처가 재외 공관, 기업 등을 통해 파악한 동향들을 공유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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