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출처=고용노동부)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 폭이 2020년 5월 이후 5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기 불황과 정국 불안에 고용 한파가 닥친 건설업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7개월째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역시 내국인 가입자 수가 14개월째 줄어들면서 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는 평가입니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3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9000명(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를 보였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15만5000명을 기록한 2020년 5월 이후 5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12월 기준으로만 보면 '카드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연평균으로 보면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536만명으로, 전년보다 23년6000명(1.6%) 증가했습니다. 이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고용보험 행정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입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과거 카드대란이나 금융위기 같은 큰 위기가 있을 때도 가입자 증가율이 이 정도로 낮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고용 상황과 무관하게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는 효과가 같이 섞여 있어서 경기에 따라 고용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천 과장은 "고용보험은 현재 65세 이상 신규 가입이 되지 않는데, 가입이 되는 15세~64세 구간 취업자는 계속 줄고 65세 이상 취업자만 늘고 있다"며 "이는 15∼64세 중심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 이런 인력 구조 현상을 반영한다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앞으로도 과거처럼 큰 폭으로 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감소했습니다.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설업 가입자 수는 1만7000명 줄어든 76만2000명으로 17개월째 가입자가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2만6000명 증가했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8000명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도 15개월째 이어졌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54만2000명으로 보건복지, 숙박음식, 전문과학, 사업서비스, 교육서비스 위주로 증가했으나 도소매, 정보통신에서 감소했습니다.
12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0만1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00명(9.0%) 증가했습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53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9000명(3.6%) 증가했습니다.
구직자 한 명당 구직 일자리를 나타내는 워크넷 구직자 구인배수는 0.40으로 0.31을 기록해 기존 최저치인 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2월 기준으로는 2009년 12월 0.39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천 과장은 "사업장 수요 측면에서 실제로 구인 수요가 많이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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