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한 가운데, 현대차의 아이오닉5 등 전기차 3개 모델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또다시 제외됐습니다. 새로 건설한 미국 전기차 공장의 가동으로 현지 생산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관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면서, 지난해 전기차 판매에서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그룹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인 21일(한국 시각) 전기차를 우대하는 '불공정 보조금 폐지'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트럼프는 앞선 취임사에서도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고 미국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들을 지켜낼 것"이라며 "행정명령으로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을 종식시키고 전기차 의무 구입 규정을 철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공언해 왔던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한 것입니다.
트럼프 취임 전부터 전기차 보조금 폐지 움직임은 활발했습니다. 이달 초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보조금 지급 대상에는 현대차 모델 3종과 기아 EV6, EV9 등 총 5종이 포함됐으나, 기아 2개 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달 중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본격 움직임을 펼치며 상황은 갑자기 뒤바뀌었습니다. 앞서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개 모델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보조금은 7500달러(약 1000만원)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의 전기차 3종이 변경된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에서 제외된 것은 중국산 부품 제외 규정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는 이달 초 발표 때는 미국 현지 조립 요건을 만족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지만, 배터리의 부품과 광물 조건을 따지면서 현대차 3종이 제외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최종 생산 및 조립해야 하는데요. 여기에 배터리 부품도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우려단체(FEOC)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전기차 모델은 보조금을 받은 적은 없고, 이제 보조금을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중이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는 빠르면 올 상반기 IRA 세부 지침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모두 충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주요 전기차들은 작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전량 공급하는 등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사업 전략의 일환입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아이오닉5 등의 배터리 공급사인 SK온은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하는 등 배터리 현지화를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 짓는 현대차 합작 공장은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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