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한화그룹의 대미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를 맞아 조선업과 방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그룹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우호적인데다, 자국우선주의가 세계적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은 조선·방산 3사(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뉴시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취임식 이후 주요 인사만 초청받는 '스타라이트(Starlight)' 무도회와 취임식 전날 진행된 '캔들라이트 만찬(Candlelight Dinner)'에 참석해 각국 VIP, 미국 신(新) 행정부 및 정·재계 관계자들과 두루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이기도 한데요. 김 부회장의 이 같은 소통 행보에 업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 가능성이 높은 조선업에 더해 방산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는데요. 지난해 11월,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선업계에선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사업과 더불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규제 철회로 인한 호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따라 해당 국가들의 무기 및 장비 수요가 늘어나면 방산업계도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이에 한화그룹 내 방산·조선 기업들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의 선박용 사이버 보안 솔루션 ‘시큐에이더’는 최근 미국선급협회(ABS)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미국 선박이 요구하는 사이버 보안 기술을 갖췄다는 의미인데요.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과 해군 급유함인 '유콘'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월리 쉬라함의 경우, 이번 달 초에 인도가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공사량이 늘어나면서 6월까지 추가 공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LNG 수출 확대로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업체 중 가장 많이 LNG운반선을 수주·인도(191척 인도·71척 건조)해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등 판매와 무기체계 공동개발 등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데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USA는 록히드마틴 출신인 마이클 스미스를 새 법인장으로 임명하면서 대미 채널 강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과 미 군함·잠수함의 MRO 협력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라며 “미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선제적으로 투자한 한화오션의 수혜 강도는 더욱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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