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환율 급등에 은행권 '비상'…해외자산 리스크 관리 총력전
미 연준 기준금리 인하에도 환율 진정 안돼
은행권 외환시장 출렁여 유동성 급속 충전도
2025-12-11 16:11:04 2025-12-11 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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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환율이 계속 오르자 리스크 헤지에 총력을 기울인다. 최근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 정부도 팔을 걷어붙인 한편, 은행권은 해외에서 보유한 자산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국외 부실채권이 불어날 가능성이 있어 눈을 떼지 않고 있다.
 
(사진=각 사)
 
환율 오름세에 정부도 팔 걷어붙여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이다. 지난 1월10일 최고치인 1482.9원을 마지막으로 하락 추이를 보였으나, 3달 뒤인 7월 2일 1년 내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다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월 최저치는 1380원, 최고치는 1473.5원으로 등락 폭은 93.5원에 이른다. 예상대로라면 미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환율도 하락했어야 하지만, 즉각적인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1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2원으로, 되레 전일 대비 0.42% 올랐다.
 
우리나라 환율이 하락한 것은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였기 때문이다. 문정희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 전망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을 원화 약세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정도가 더 컸다는 의미다. 특히 역내 환시에서 달러 공급은 부족했던 반면 수요는 꾸준히 발생해 수급 불균형도 발생했다.
 
정부도 환율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이후 환율이 급등하자 우려를 표하는 한편, 수 차례 정책도 발표 했다. 특히 지난달 기재부와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해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달러 자산을 일부 매도하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준 금리 인하에도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환율이 금리 요인보다 실수요 중심의 달러 수급 불균형이 더 크게 영향 받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해외 투자 확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며 달러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환율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 부실 대응 방안 '총력'
 
은행권도 일찍이 환율 상승에 초점을 맞춰 대응에 나섰다. 은행권이 갑작스러운 외화 유동성 위기에도 안정적으로 은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30일간 외화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경우 외화 자산으로 순외화현금유출액을 감당할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각 은행들은 규제 이상으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3분기 평균 외화LCR는 국민은행 143.3%, 신한은행 157.62%, 우리은행 138.96% 하나은행 175.11%다. 
 
우리은행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고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외화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을 세 달 사이에 148.18%에서 173.22%로 급격히 올렸다. 외화 유동성 비율은 분기 평균으로 산출된다. 은행권은 외화LCR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환율 상승 대비를 하고 있다. 파생상품, 선물, 통화스왑 등을 통해 외화 자산과 부채 규모를 맞추고 위험을 줄이기도 한다.
 
은행권이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손보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이유는 선제적 방어를 하기 위해서다. 원화 약세로 환율이 상승할 경우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도 함께 불어난다. 위험가중자산과 고정이하자산 등 리스크도 함께 증가한다는 뜻이다. 
 
3분기 말 국민은행의 국외 총여신은 17조5736억원이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1억원으로, 오클랜드에서 고정이하 대출이 발생했다. 개별 평가에 따라 베트남 지점 1억원을 쌓았다. 집합평가로는 국외 지역 충당금은 778억원이다. 개별 평가는 특정 차주 위험에 따른 충당금이며 집합평가충당금은 정상 요주의 여신 여러 자산 묶음에 대해 일괄로 적립하는 충당금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인도에서 고정이하여신 77억원, 우리은행은 미국에서 1080억원의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3분기 말 파나마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만 29억원으로, 일본 4억원, 기타국가 92억원을 모두 합한 규모보다도 컸다. 환율 상승은 고정이하여신과 충당금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선물·스왑 등 다양한 환헤지 전략을 통해 변동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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