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건설사 해외수주 점검)④대우건설, 해외 확대의 명암…회수가 관건
이라크·싱가포르 등 해외 토목 현장서 일회성 손실
나이지리아 환율·중동 원가 부담 겹치며 손익 변동성 확대
공정률 90% 넘어도 미청구공사 등 잔액 쌓여 현금 회수 부담
2026-02-02 06:00:00 2026-02-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15: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미분양 장기화와 주택 경기 둔화로 국내 사업 여건이 악화되자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프로젝트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해외수주 실적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 중동 중심 해외사업에서 대금 정산 지연과 장기 미수금 누적으로 재무 부담을 겪었던 만큼, 최근에는 외형 확대보다 회수 가능성과 현금창출력을 우선하는 '선별 수주'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해외수주 회복 국면에서 과거의 리스크 경험이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과 계약 구조, 재무 판단 기준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기조가 지속 가능한지 진단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주택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우건설(047040)의 해외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해외 수주를 늘리며 시장 영토 회복에 나섰지만, 이라크·싱가포르 등 일부 해외 토목 현장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고 나이지리아 환율·중동 원가 부담이 겹치면서 손익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우건설은 해외 플랜트·토목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중장기적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은 투르크메니스탄 등 기존 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이어가면서, 확대된 해외 사업이 실제 현금 흐름과 수익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사진=대우건설)
 
손실보다 회수…다음 관문은 현금 흐름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토목 부문 영업손실은 723억원으로, 전년 동기(40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같은 기간 플랜트 부문 실적(영업이익) 역시 729억원에서 51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기타비용 항목에서는 전년(1221억원)에 이어 1071억원의 외환차손이 인식됐다. 해외 토목·플랜트 현장에서 발생한 공기 지연과 추가 원가 투입이 손익을 직접 압박한 데다, 환율 변동과 세무·소송 이슈, 공사 손실 등이 한 분기에 집중 반영되며 이번 실적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해당 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이라크와 싱가포르 토목 현장 두 곳에서 공기 지연과 추가 투입원가 증가로 약 49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 데다, 준공을 앞둔 쿠웨이트 플랜트 두 개 현장에서도 하자보수(A/S) 비용 약 130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공사 관련 충당부채 설정 약 220억원과 나이지리아 세금 이슈에 따른 잡손실 약 400억원이 더해지면서 손익 부담이 한층 확대됐다. 특히 나이지리아 복수 플랜트 현장에서는 현지 통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과 하자 관련 소송 손실까지 발생해, 공기·원가·세무·환율·법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겹친 일회성 비용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손실은 특정 시점에 일시에 반영된 측면이 큰 만큼, 이를 근거로 향후 실적 흐름 자체를 부정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히려 해외 사업 확대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는 실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자금 회수 흐름이며, 앞으로의 실적 방향성 역시 이 회수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은 공정률이 상당 수준에 이른 프로젝트가 다수임에도, 미청구공사와 수취채권이 일부 특정 현장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라크 침매터널 현장의 미청구공사는 약 1961억원으로 해외 사업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으며, 나이지리아 NLNG T7(7호 LNG 액화설비)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와리 정유 보수(Warri Refinery Fix) 현장에서도 각각 약 705억원, 295억원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했다. 
 
수취채권 역시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현장에 편중된 모습이다. 나이지리아 와리 정유 보수 사업의 수취채권은 약 1299억원에 달했고, 카타르 E-RING(동부 순환도로) 도로 사업(약 474억원),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AL ZOUR REFINERY, 약 309억원), 이라크 침매터널(약 350억원) 등에서도 대규모 채권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주택 의존도 낮추고 해외 비중 50% 정조준
 
대우건설이 해외 사업 확대에 다시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주택건축 부문으로의 과도한 사업 편중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2010년대 해외 사업 부진을 겪은 이후 대우건설은 주택 중심의 안정적 성장 전략을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주택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다.
 
대우건설 IR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연결 수주잔고는 48조 803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8%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분의 대부분은 주택건축 부문에 집중됐다. 주택건축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34조 4333억원에서 38조 7166억원으로 12.4% 늘어나 전체 수주잔고의 약 80%를 차지했다. 반면 토목 부문 수주잔고는 5.1% 감소했고, 플랜트 부문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체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신규 수주 역시 주택건축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단기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유효했지만, 주택 경기 변동성에 대한 노출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한계도 동시에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해외 플랜트·토목을 중심으로 중장기 매출의 약 50%를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해외 수주에서 유의미한 수주 실적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5년 5월 체결한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는 계약금액 약 1조 800억원 규모로, 2023년 이후 대우건설이 따낸 해외 사업(리비아 Fast Track 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동·아프리카 중심의 제한적 수주 흐름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로 거점시장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앞으로 해외 사업에서 지역·공종 다변화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동 플랜트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도시개발, 인프라, 항만, 원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해외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투르크메니스탄 신규 인프라 프로젝트와 이라크 항만 개발 사업, 베트남 후속 도시개발 및 인프라 사업, 체코 원전 프로젝트(계약 단계), 북미 지역 부동산 개발 사업 등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라며 "해외 사업은 단기간 내 비중을 급격히 끌어올리기보다는, 지역과 사업 유형을 분산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일회성 손실과 관련해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회계상 손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측은 "나이지리아의 경우 현지 법인이 보유한 외화 및 현지화 자산의 가치가 환율 변동에 따라 일시적으로 조정되면서 손실이 인식된 것"이라며 "공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나 사업 부실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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