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성SDI, 캐즘 길어지자…'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가능성 재점화
유증 후 재무 전략 변화 조짐 감지
지분 15.2% 매각 시나리오 재부상
북미 ESS·로봇 투자 확대 전략 집중
2026-02-02 06:00:00 2026-02-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14: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전기차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삼성SDI(006400)의 재무 전략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확보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카드까지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제기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를 대비한 투자 체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사진=삼성SDI)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삼성디스플레이 카드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 매각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동시에 압박받는 가운데 보유 자산 유동화를 통해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시장을 겨냥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로봇에 탑재될 전고체 배터리 등 신규 사업 확대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재원이 요구되면서 실탄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 지분 매각 카드가 다시 검토될 수도 있다는 배경에서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은 15.2%(3만9857주)다. 삼성E&A(11.7%), 에스원(11%)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지분을 차지한다.
 
삼성SDI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3월 전기차 시장 둔화로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던 시기에도 대규모 유상증자와 맞물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처분 가능성이 검토된 바 있다. 당시 삼성SDI는 유상증자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계열사 지분 매각과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함께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의 단기 회복 기대와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또다시 부각되면서 지분 매각 카드가 다시 테이블에 오른 셈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언급됐던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경우 재무적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지분 보유량을 감안하면 잠재적 현금 유입 규모는 10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삼성SDI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마다 비핵심 자산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처분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이번에는 EV 시장 회복 지연과 북미 ESS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실행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IB토마토>에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보유지분 매각 논의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SS·신사업 투자 확대에 실탄 필요성 대두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조정이 이어지면서 배터리 발주 시점이 지연되고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합작법인(JV) 논의도 무산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신규 수주 계약이 늦어지는 가운데 가동률 조정이 반복되며 영업 현금창출력은 약화된 반면 차입 부담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시장 부진에 따라 재무 지표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71%에서 2024년 말 88.2%로 17.2%포인트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7~18%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4년 28.9%로 급등했다. 순차입금비율 또한 2022년 11.9%%에서 2023년 18.3%, 2024년 44.5%로 빠르게 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마이너스(-) 7.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4.6% 3분기에는 -20.0%까지 하락했다. 전기차 캐즘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차입 구조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북미 ESS 시장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투자 그리고 로봇 등 신규 응용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와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MOU도 체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차입이나 추가 증자 없이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수조원대 현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조단위 유증을 이미 단행한 바 있고, 2023년 이후 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는 등 외부 차입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보유 지분을 활용한 자산 유동화 가능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이 검토된다면, 단순한 재무 개선 수단이라기보다 전기차 캐즘 이후를 대비한 투자 체력 확보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누가 매수하느냐에 따라 삼성SDI의 현금 유입 규모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전략 정합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ESS나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매출 기여도가 미미한 단계”라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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