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1%를 넘어섰다. 그러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시니어들의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의 시니어가 돌봄의 대상이었다면, 오늘날의 시니어는 스스로 건강을 설계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자신을 위한 투자에 아낌이 없으며, 특히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은 지역 체육시설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니어들이 체육시설을 찾는 목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건강 자립'이다. 병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몸을 관리하고 싶은 것이다. 지역 체육시설이 이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서울 노원구의 사례가 힌트를 준다. 50만명 주민 중 10만명이 시니어인 이 지역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월계체육센터 수영장에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80명의 어르신이 물속에서 활기차게 한 주를 시작한다. '아쿠아로빅' 수업이다. 일주일에 10개 반, 매주 800여명의 시니어가 이곳을 찾는다. 재등록률은 95%에 달한다. "여기 오면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젊어져요. 친구들도 생기고요." 한 참여자의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언어'의 힘이다. 이곳에서는 운동 생리학적인 어려운 용어 대신, 시니어들이 자신의 건강 고민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이름을 붙인다. '근력 운동' 대신 '관절강화 근력운동'이라고 이름을 붙이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평소 무릎과 어깨 통증으로 고민하던 어르신들이 즉각 응답한 것이다. 초기 정원 30명은 순식간에 마감되었고, 지금은 40명이 함께하고 있다. 80대 어르신도 함께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도가 있다. 2월부터 시작하는 '척추강화운동'은 물리치료사 출신 운동지도사가 직접 지도한다. 지역 체육시설이 '메디컬 피트니스(Medical Fitness)'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운동지도사는 척추의 원리를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 통증 부위별 맞춤형 자세 교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코어 근육을 정교하게 강화한다.
이는 단순한 체육 프로그램의 변화가 아니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수동적 돌봄에서 능동적 건강관리로의 전환이다. 병원 치료에만 의존하던 시니어들이 자신의 힘으로 몸의 중심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건강 자립'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 시대, 지역 체육시설은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변화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의 과제는 노인 인구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만이 아니다. 시니어들이 스스로 활력을 찾고, 활력 있게 노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수요자의 언어로 다가가고, 메디컬 피트니스의 전문성을 더할 때, 동네 체육관은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액티브 시니어의 건강 자립을 돕는 플랫폼이 된다. 시니어가 웃으면 도시가 젊어진다.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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