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씨가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여권은 "미흡한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명했고, 보수 진영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지만 혼란스러운 당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사면금지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석열(가운데 위)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에서 지귀연 부장판사의 판결문을 듣고 있다. 법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가운데 아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뉴시스)
"사면금지법 추진…대법원 판결까지 감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9일 법원의 이번 1심 판단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며 '사면금지법' 통과를 예고했습니다.
정 대표는 선고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내란수괴에게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국민 법 감정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판결"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달려온 시민, 윤석열 탄핵과 파면을 목청껏 외쳤던 우리 국민의 빛의 혁명에 대한 명백한 후퇴"라며 "역사적 단죄를 확실히 해야 함에도 이를 유예한 조희대 사법부의 행태에 국민은 매우 미흡하고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신 "아직 2심, 대법원이 남아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불꽃 같은 눈동자로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른바 '노상원 수첩'이 판결에서 증거로서 부족하다는 판단에는 "'노상원 수첩'대로 내란이 성공하고 진행됐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며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을 통해 수첩의 진실을 밝혀내고 윤석열 내란수괴가 법정최고형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곧 내란범 사면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는 내란범에 대한 사면 및 복권 등을 금지·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재판받은 이 순간에도 팔팔하게 내란을 선동하고 있는 65세 '청년'에게 내란죄 최저형 무기징역은 선처"라며 "반드시 항소해 사형 선고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 일각에선 이번 판결 자체의 의미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사형 구형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권력을 사유화해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한 자에게 대한민국 법치가 내린 준엄한 응징"이라며 "이 선고가 상처 입은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치유의 시작이길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이날 조국혁신당에서도 사면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오랜 인내 끝에 윤석열에 대한 단죄가 내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제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을 경우에만 (사면을) 가능하게 하는 사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동혁은 '침묵'…대신 입장낸 '송언석'
반면 국민의힘은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이 노골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초 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또 당의 공식 입장을 담아내는 논평 역시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장 대표는 입장을 정리해 20일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고 후 여러 분들께서 의견을 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점을 고려해 장 대표가 입장을 내는 시기는 좀 미루고 정리된 입장으로 내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내 2인자인 송언석 원내대표가 입장문을 발표하며 혼선을 보였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송 원내대표의 입장은 원내부대표 등과의 회의를 거친 입장문입니다.
송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유죄 판결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어느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의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떠한 세력, 어떠한 행위와도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의원 24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제대로 수호하지 못했던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윤 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하라"고 지도부에 촉구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의 선고가 보수진영에 뜻하는 바는 하나다"라며 "상대를 감옥에 보내는 것을 정치의 성과인 양 내세우던 한탕주의, 검찰 권력에 기생하던 정치 계보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몰락에 환호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한 시대의 과오가 반복되지 않는 질서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며 "개혁신당은 그 자리에 자유주의와 과학기술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질서를 세워나가는 데 묵묵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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