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무효'에도…미국, 무역법 301조로 한국 겨냥
베선트 "상호관세 무효 후에도 미국과의 합의 지켜야"
122조 임시관세 이어 "301·232 활용"…압박 구조 '유지'
2026-02-21 16:09:13 2026-02-21 16:09:13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다른 관세 조치를 꺼내 들며 압박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한국도 주요 대상국에 포함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교역 상대국의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이며 차별적인 행위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주요 교역국 대부분을 포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이어 "미국 기업과 디지털 상품에 대한 차별, 산업 과잉 생산, 강제 노동, 제약 가격 책정 관행 같은 우려 사안을 다룰 것"이라고 했습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행위가 미국 무역을 침해하거나 부당·불합리·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의적 판단에 따라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한국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법'과 최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허위조작정보근절법)이 자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또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USTR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망 사용료와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문제도 미국이 꾸준히 시정을 요구해 온 사안입니다.
 
이 밖에 식품·농산물 수입 규제와 의약품 약가 결정 제도 등 비관세 장벽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모든 무역 협정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232와 301 관세로 이동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실제 조치도 뒤따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상호관세가 효력을 잃었다고 밝히는 동시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수입품에 10%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을 발표했습니다.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과 의약품, 승용차 등 물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부 품목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해당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 24일 0시1분부터 발효되며 최장 150일 동안 유지됩니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받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와 철강·알루미늄의 50% 관세는 유지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122조 관세를 적용하는 150일 동안 301조와 232조 등 추가 관세 수단을 통해 기존 상호관세 수준의 관세 수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상호관세 무효화에도 관세 협상 부담이 이어지는 구조에 놓이게 됐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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