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금양 우려…삼천당제약 거래소 판단 주목
23일 공시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 발표
벌점 8점 이상 거래정지·15점 이상 적격심사
"공시·홍보 경계 흐려져" 제도 보완 목소리도
2026-04-16 16:58:05 2026-04-16 17:17:39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영업실적 전망을 정식 공시가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먼저 배포한 사안을 두고 한국거래소의 제재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 바이오·테마주에서 실적 발표 전 보도자료로 기대감이 먼저 형성되고 공시는 뒤따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공시 체계와 정보 유통 방식에 대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16일 한국거래소는 삼천당제약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 코스닥시장 공시위원회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오는 23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실적 전망 관련 내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이 아닌 보도자료 형태로 먼저 배포했습니다. 이후 해당 내용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며 공시 절차를 우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거래소는 이를 공시 불이행 사유로 보고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한 상태입니다.
 
핵심 쟁점은 제재 수위입니다. 현행 규정상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벌점이 부과되며, 당해 벌점이 8점 이상일 경우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됩니다.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최근 1년간 삼천당제약의 누적 벌점은 없는 상태입니다. 거래소 역시 구체적인 제재 수준에 대해 "공시위원회 결정 사항"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입니다. 통상 제재 수위는 거래소 심의로 결정되나, 시장에선 이번 건이 공시위에 회부된 만큼 제재 수위 강화 여부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시장에선 이번 사안을 단순 절차 위반이 아니라 공시와 홍보 경계가 흐려지는 구조적 문제가 재차 불거진 사례로 보기도 합니다. 기업이 공시 외에 보도자료, 기업설명회(IR), 홈페이지,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정보를 먼저 전달하고 이후 공시가 뒤따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 정보를 동일한 공식 정보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 성격과 검증 수준이 달라 정보 비대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번 사안은 과거 금양 사례와 흐름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제2의 금양' 우려도 제기됩니다. 금양이 2차전지와 몽골 광산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면, 삼천당제약 역시 비만·당뇨 경구약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적보다 성장 서사가 주가를 움직였다는 평가입니다. 정보 유통 방식도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증권사 분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먼저 퍼지면서 투자 판단 기준이 약해졌고, 개인투자자 쏠림과 확증편향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공시보다 홍보가 앞서는 흐름이 더해지며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금양은 회계·감사 문제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던 반면, 삼천당제약은 공시 신뢰성 논란이 진행 중인 단계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거래소와 당국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가 급등 초기 보도자료 단계에서 선제 조치가 부족했고, 뒤늦게 제재 논의가 이뤄지면서 사후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다만, 거래소 측은 애초 미공시 제재 건이어서 늦어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관련 규정에 따라 정해진 기간 내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처리 기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토리 기반 급등 → 검증 부재 → 신뢰 붕괴 → 급락'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끊어내기 위해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시보다 빠른 비공식 정보 유통이 반복되면 정보 비대칭이 커지고 개인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공시 비용 부담으로 IR·보도자료 등 소프트한 정보 채널이 병행되나, 이 과정에서 정보가 과장되거나 부정확하게 전달될 경우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공식 정보에 대한 사전 규율 기준이 모호한 만큼 금융·감독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업의 공식 채널을 통한 정보라면 공시에 준하는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성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공시 논란과 함께 미래 가치 중심 공시에 내재된 불확실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공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 상장 단계부터 사업보고서·언론보도까지 공시 체계 전반을 손보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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