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귀환, 그후)③동물원 사육사 평균 9명, 수의사 0명인 곳도…아슬아슬 운영 언제까지
사육사 평균 9.1명명, 수의사 공백도…'인력 취약'
시설·규모 각각인데 인력기준 미흡…사각지대 우려
기후부, 허가제 전환 앞당겨…내년까지 90% 적용 목표
2026-04-23 16:26:16 2026-04-23 18:44:46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늑구가 울타리를 벗어나는 등 동물원의 동물 탈출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작 이를 관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전국 공영 동물원의 사육사는 평균 9명 수준이었고, 상근 수의사가 아예 없는 곳도 수두룩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동물원 관리 체계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인력·시설 기준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전문인력 부족…"동물 복지 수준 고려해야"
 
23일 기후환경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동물원 121개소 가운데 공영 26곳, 민영은 95곳이었습니다. 공영 동물원은 기후부 소속 지방청이, 민영 동물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감독합니다. 그런데 <뉴스토마토>가 기후부를 통해 전국 공영 동물원 26곳의 인력 현황을 받아 확인한 결과, 평균 사육사 숫자는 9.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육사는 서울대공원이 50명으로 가장 많았고, 늑구 탈출 소동이 있던 대전 오월드가 36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서울어린이대공원 25명 △국립생태원 16명 △우치공원 동물원 14명 △전주시 동물원이 13명 등이었습니다. 나머지 공영 동물원 20곳의 사육사는 10명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공영 동물원 안에서도 운영 수준이 제각각이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전문 인력인 상근 수의사는 평균 1.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근 수의사 숫자는 충청남도의 국립생태원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공원 6명 △서울어린이대공원 5명 △우치동물원 4명 등이었습니다. 명색이 공영 동물원이지만, 상근 수의사가 아예 없는 곳도 14개소나 됐습니다. 대전오월드의 경우 상근 수의사는 1명, 촉탁 수의사를 6명 두고 있습니다. 상근 수의사가 없는 동물원은 촉탁 수의사를 두고 있는데, 일부 시설은 촉탁 수의사 1명에 의존하고 있어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시설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현장에선 지금처럼 동물원, 생태공원, 아쿠아리움 등이 동일한 관리 체계로 묶는 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인력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전문 인력이 집중된 곳은 보유 종과 개체가 다양한 대형 시설입니다. 국립생태원이 236종, 2228개체로 가장 많고, 서울대공원은 204종, 1833개체에 달했습니다. 반면 해양생물 중심이어서 종과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쿠아리움, 곤충과 파충류가 있는 생태원 등은 동물원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수의사)은 "동물에게 해줘야 하는 기본 관리 외에도 긍정 강화나 행동 풍부화 등 동물 복지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에 따라 인력 수는 천차만별"이라며 "동물 한 마리라고 하더라도 종에 따라 코끼리 한 마리와 앵무새에 들어가는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인력을 단순 계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물 탈출 사고를 단순히 시설 보강의 문제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동물이 왜 나갔을까'를 동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그간 탈출한 동물은 사살되는 등 책임을 동물이 지는 구조였지만, 이번엔 늑구가 살아 돌아온 만큼 동물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확장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관람객이 반달가슴곰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전문인력 기준 강화된 허가제 시행 앞당긴다
 
이런 맥락에서 기후부는 22일 '동물원 안전관리 및 동물복지 향상 대책'을 발표하고 동물원 관리 체계를 허가제로 전환키로 했습니다. 최근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발생한 늑구 탈출을 계기로 유사 사태 재발을 막으려는 겁니다. 기후부는 전국 121개 동물원 전체에 대한 일제 점검도 병행하는 중입니다. 
 
기후부는 지난 2023년에도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동물원 시설·인력 기준을 강화한 허가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기존 등록제에선 동물원 보유 종수에 따라 사육사는 1~3명, 수의사는 촉탁의를 포함해 1명만 두면 됐습니다. 그러나 허가제로 전환되면 사육사는 2~6명으로 늘어나고 수의사는 2명 확보가 의무화됐습니다. 
 
다만 즉시 허가제를 적용받는 신규 동물원과 달리 기존 동물원에 대해선 5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현재 허가제로 전환한 동물원은 10곳에 불과합니다. 이에 기후부는 동물원 허가제 전환 기한을 2028년 12월보다 1년 앞당긴 2027년 12월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관할 지자체와 협조해 미흡한 시설을 개선하고 사육사·수의사 등 인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올해 4월 기준 25명인 수의?동물복지 전문가인 검사관을 2028년까지 40명으로 늘리는 한편 동물원 허가?감독·지원 인력도 확충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후부 관계자는 "허가제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기 때문에 허가제로 등록된 동물원은 관리가 잘 되는 편이고, 문제점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동물원의 방향성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허가제를 안착시키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허가제 시행을 1년 앞당긴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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