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혼다코리아가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23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2004년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지 23년 만에 내린 결정으로, 환율 부담과 전동화 경쟁 심화 등 누적된 사업 환경 악화가 결국 철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지홍 혼다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혼다의 한국 철수와 관련해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 자원을 핵심 영역에 집중 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혼다코리아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환율 문제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일본에서 생산된 차량을 들여와 판매하는 구조로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수입차 업체 특성상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취약점이 결국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국내 자동차 시장의 지형 변화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와 테슬라 등 미국산 전기차,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혼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한국 시장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 대비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혼다코리아는 2004년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26년 3월 기준 누적 약 10만 8600대를 판매했습니다. 수입차 업계 최초로 연간 1만 대 판매 클럽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이후 판매량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한때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혼다가 최근 들어 시장 내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내연기관 중심의 라인업이 전동화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글로벌 본사 차원의 전략 재편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혼다는 닛산과의 합병 논의 등 사업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각 지역 법인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이사는 “시장 환경 변화와 환율 동향을 포함한 사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경영 자원을 중점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자동차 판매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유지됩니다. 차량 유지관리,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은 판매 종료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혼다코리아는 각 딜러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고객 서비스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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