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하며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역대 최대 실적과 미국·이란 휴전 연장 소식이 맞물리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란 테헤란 방공망 가동 오인에 따른 유가 급등과 미국의 이란 유조선 나포 소식 등 중동 변수가 잇따르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 0.90% 오른 6470선에서 마감했습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57.88포인트(0.90%) 오른 6475.81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수는 70.90포인트(1.10%) 오른 6488.83으로 출발해 장 초반 6557.76까지 치솟으며 사상 첫 6500 돌파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1일 이란 전쟁 발발 전 세운 사상 최고치를 약 2개월 만에 경신한 데 이어 3거래일 연속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상승률은 약 27%로 1995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개인이 451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296억원, 49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날 지수 상승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습니다. 미국 기술주 강세와 맞물려 반도체 중심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라는 것입니다. 이날 개장 전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71.5%로 사상 최고치였습니다. 이에 장 초반 127만8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상승분을 반납하며 2000원(0.16%) 오른 122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도 장중 22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전날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대폭 상향한 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주력 업종 중심의 미국 증시 신고가 경신과 국내 주도주 실적 기대감이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국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3.6%, 전기 대비 1.7%로 예상치를 웃돌며 투자심리를 뒷받침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IT 수출 품목 증가에 기반한 것으로 한국의 견고한 펀더멘털을 증명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간밤 뉴욕증시도 힘을 보탰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나스닥이 각각 1.05%, 1.64%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2% 급등했습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8.48%), 엔비디아(1.31%) 등 주요 기술주도 강세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무기한 연장을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는 시각입니다. 증권가에선 미국의 물가 부담과 이란의 원유 수출 차단에 따른 경제 타격을 감안할 때 양측 모두 장기전을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합니다.
다만 장중 변동성이 커지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테헤란 일부 지역에서 방공망이 가동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97달러까지 급등, 코스피는 하락세를 보이며 6300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란에 대한 실제 공격이 아닌 방공망 점검 차원이었음이 확인되면서 유가가 진정되고 지수도 반등했습니다.
증권가는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유가 상승과 지정학 리스크, 실적 발표 후 차익실현 매물을 꼽습니다. 실제 이날 방공망 오인 소식 하나에 WTI가 97달러까지 급등하며 시장 전체가 출렁인 것과 관련,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나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건 그만큼 시장 체력이 약하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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