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가구시장 재편)③제품에서 공간으로…불황이 바꾼 성장 공식
인테리어 다변화 시대 맞춰 공간 설계 시장 도약
하이엔드 제작 '쿠치넬라'…한샘 '인하우스' 주목
"소비자 취향 맞춰 제품에서 공간으로 이동"
2026-05-04 06:00:00 2026-05-0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9일 11: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구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업황 전반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모바일 플랫폼의 부상까지 맞물리며 산업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가구 소비는 한 번에 갖추는 패키지형 구매에서 벗어나, 취향에 따라 나눠 사는 분산형 소비로 이동하는 추세다. 전통 제조사 중심이던 가구 산업이 플랫폼과 유통,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된 복합 산업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 경쟁 심화가 동시에 겹치며 업계는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가구업체들의 생존 전략과 그 한계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장기화된 가구업계 불황 속 기업들이 사업 구조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단순 가구 판매를 넘어 '공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건설 부진에도 호황인 호텔 등에 B2B(기업 간 거래)를 공략하는 양상이다. 업황 둔화로 기존 성장 방식이 한계에 직면하자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도 주목된다.
 
 
방문객들이 쿠치넬라 쇼룸을 둘러보고 있다.(사진=IB토마토)
 
국내 제작 하이엔드 만든다…신세계까사의 실험작 '쿠치넬라'
 
29일 까사미아 압구정점 동관 4층 쿠치넬라 쇼룸. 가림막이 걷히자 주방, 드레스룸, 욕실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진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쿠치넬라는 신세계까사의 하이엔드 맞춤형 제작가구 브랜드다.
 
과거 인테리어는 거실이 중앙에 있고 소파는 벽에 붙어있는 등 천편일률적이었다면 현재는 주방과 다이닝테이블을 중앙에 위치하게 하는 등 취향에 맞춰 다변화되고 있다. 이에 가구업체들은 하이엔드 가구로 공간 설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월 오픈한 쿠치넬라가 그 예시다.
 
쿠치넬라에서는 주방동선, 취미, 생활패턴까지 반영해 가구를 제작해 준다. 특히 해외 브랜드 완제품을 수입하는 대신, 고급 자재를 수입해 국내 제작으로 가격과 납기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해당 공간은 직영 쇼룸으로 예약 고객들에게만 프라이빗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당일 방문객들의 요청에 한해 오픈 가능하다. 이날 일본 브랜드 히타치의 레일이 깔린 서랍장을 살피던 한 방문객은 "열리는 느낌이 부드럽고, 목재로 만들어졌는데 표면이 가죽처럼 매끈하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쿠치넬라 쇼름 내 배 모양 주방.(사진=IB토마토)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상담 과정에서는 고객은 자신의 생활 방식과 취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전반적인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쇼룸 곳곳에는 이러한 맞춤형 설계를 뒷받침하는 요소들이 적용됐다. 수전과 가전을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히든 설계, 위치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이동형 콘센트, 조명과 후드를 결합한 일체형 구조, 터치로 작동하는 수납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하부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배 형태의 주방디자인 등 공간 효율성과 미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한 점도 눈에 띄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문화 내 미식에 대한 취향과 감도가 높아지며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쿠치넬라는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단계로, 고객들의 안목이 높아지는 흐름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자유롭게 위치 조정이 가능한 쿠치넬라 주방 콘센트. (사진=IB토마토)
 
불황 속 각자도생…리모델링·호텔 B2B로 활로 찾기
 
한샘(009240) 또한 공간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부엌과 욕실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리모델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하우스' 사업이다. 한샘은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B2C(소비자 간 거래) 리하우스·홈퍼니싱 매출 비중이 50.8%로 전년(49.3%)보다 증가했다. 특히 리하우스 사업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전년보다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리바트(079430)는 B2B 시장 내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분양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아파트 대신 호텔, 레지던스 등 프리미엄 상업공간에 토탈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는 공간 인테리어 기획과 설계부터 제작, 납품, 시공, 사후관리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실제 회사의 B2B 부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36.2%에서 지난해 38.8%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구 시장이 '제품'에서 '공간' 소비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가구를 필요에 따라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집 전체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는 소비가 늘고 있다"며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테리어와 주거 공간에 대한 투자 비중이 커지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업황이 어려운 국면이지만 동시에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전환기"라며 "결국 공간 사업 등 새로운 시장에서 누가 먼저 입지를 구축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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