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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4일 18: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사활을 걸었다. 영업적자 규모가 두배 이상 커진 데다 현금흐름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가공마진이 보장된 인공지능(AI) 고부가 회로박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 1공장(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 1공장 490억 투입…AI 회로박 시설투자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490억원 규모의 익산 1공장 설비 증설을 전격 결정했다. 회사가 공시한 투자대상은 'AI용 고부가 회로박'이다.
회로박은 기존 이차전지용 전지박과 달리 고사양 IT 기기 및 네트워크 장비에 주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AI 수요가 증가하며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함께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추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회로박 판매량은 지난해 약 2500톤 수준에서 올해는 5000톤, 내년에는 1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매년 두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 3·4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모듈에 필수적인 고사양 제품인 HVLP3 및 HVLP4용 회로박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회로박 시장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돼 한정된 소수 업체만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가속기 등에 사용되는 고사양 제품은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대비 가공마진이 높아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업계 내에서 가장 빠른 이익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 두배 '껑충'…수익성 개선 절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해 회사는 14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644억원) 대비 적자 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핵심 고객사의 전지박 공급 부진 여파로 전체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25%가량 감소하는 등 외형과 내실 모두 타격을 입었다.
우려스러운 점은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다. 2025년 들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 1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흐름이 정체된 상태에서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될 경우 재무 완충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4186억원에서 지난해 1051억원 규모로 약 75%가량 급감했다. 영업에서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가운데 익산 공장 증설과 해외공장 건설 등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지속된 결과다. AI 회로박 증설과 전지박 공급 확대는 현금흐름 플러스(+) 전환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경영전략이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전방 산업의 수요 회복과 신규 시장 개화에 힘입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주력 고객사의 미국 에너지저장장치(BESS)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전지박 공급량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배터리백업장치(BBU) 수요도 맞물리면서 전지박 공급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의 성과 또한 뚜렷하다. 최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기존 8마이크론(㎛) 제품보다 더 얇은 6마이크론 초슬림 전지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6마이크론 전지박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통해 중국산 저가 공세에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HVLP용 제품군의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폭이 향후 실적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I용 회로박의 경우 일반 전지박 대비 마진이 2배 이상 높다"라며 "올해부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익산 1공장 등 CAPA가 더욱 증가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차세대 동력 확보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사업이 그 중심이다. 현재 미국 선두 업체와 합작 형태로 약 500톤 규모의 고체 전해질 생산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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