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혜 기대로 '성장률↑'…문제는 'K자 양극화'
미·중 수출 통제 완화 기대감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전망
제조업·청년 고용 부진 지속…중동발 물가 압력도 부담
2026-05-15 17:15:05 2026-05-15 17:15:05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성장세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다만 반도체 중심 성장 구조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맞물리면서 산업·고용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중인 용인시 원삼면 일대 모습. (사진=뉴시스)
 
 
미·중 무역 완화 기대감…반도체 수출 회복 기대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중국 무역 통제 완화 가능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부 완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로 한국의 경제 회복세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희토류 수출 복원 협상을 두고 "합격점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등 양국 간 무역 갈등 완화 가능성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그는 반도체는 주요 논의 사항이 아니었다며 "(엔비디아의 반도체 H200) 구매 여부는 중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방중 수행단 명단에 없었던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일정에 합류했고, 미국 기업 경영진이 양국 정상에게 첨단기술 통제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H200 등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제한에 일부 예외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장 기대감이 지속하는 분위기입니다.
 
반도체 중심 성장세…경제 회복세 지속 기대감
 
중국 반도체 수출 시장이 열리면, 한국 역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한국 경제가 반도체 중심 성장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 브라운대 교수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나 "한국은 AI와 반도체, 그리고 첨단 기술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혁신 국가로 세계적 최전선에 서 있고 기술적 경계를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재정경제부가 15일 발표한 '2026년 5월 최근경제동향'에서도 1분기 성장세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반도체를 꼽았습니다. 재경부는 올해 3월 경상수지가 37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4월 역시 양호한 무역수지를 바탕으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 올해 4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858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일평균 수출도 35억8000만달러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0% 증가했습니다. 
 
고용·물가 불안 여전…K자 양극화 심화 가능성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고용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산업·계층·연령 간 격차가 확대되는 'K자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4000명 증가했지만,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전년 동월 대비 5만5000명 감소했고, 건설업 역시 8000명 줄었습니다. 연령별로는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9만4000명 대폭 하락하며 고용 취약성이 두드러졌습니다.
 
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4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에도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했습니다. 전월 대비 상승폭도 0.4%포인트 확대됐습니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대비 21.9% 상승했으며, 추세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더라도 이 같은 요인들로 산업·고용 측면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산업별 K자 양극화는 지금도 심화하고 있고, 이 추세가 계속되면 더 악화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을 낸 만큼 낙수효과가 크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로 "반도체 산업에서 연구개발 인력 등을 확충하려 하지만 소수의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용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직종이 만들어지게 분위기 조성하고 기존 사람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교육이나 인턴십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송현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국내 인건비가 높아서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많다.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으러 돌아온 기업조차 투자는 늘려도 고용은 안 늘리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하면) 중국을 통해서 수출하는 통로가 형성돼 기업들이 빠져나갈 여지가 생겨, 그런 걱정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 교수는 특히 중동 전쟁과 삼성전자 파업 등에 밀려 청년 고용 문제가 정책 논의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지금 가장 불안한 계층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등 논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지원할지 등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3일 대구 달서구 대구직업능력개발원에서 열린 2026 대구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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