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을 장만한 매수자가 4년여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셋값과 월세 부담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중심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에서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인원은 전날 기준 734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부동산 시장 과열기였던 2021년 11월 7886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다만 소유권 이전등기는 잔금 지급 이후 60일 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실제 4월 매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노원구가 623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 582명, 은평구 451명, 성북구 445명, 송파구 430명, 영등포구 426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송파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고 대출 활용 폭이 큰 지역으로 실수요자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입니다.
연령대별로는 30~39세가 4231명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해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어 40~49세가 1275명(17.4%), 19~29세가 11.1%, 50대가 570명(7.8%) 순이었습니다. 특히 30대 중심의 매수세가 두드러지면서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를 이끌었습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장에서는 최근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임차인들 사이에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보증금 부담까지 커지자 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례가 늘었다는 평가입니다.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했지만,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유지했습니다. 또한 규제지역 내 일반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 수준이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유리합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외곽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점도 거래 증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처분에 나서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이를 받아낸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생애 첫 주택 매수가 집중된 서울 외곽 및 중저가 지역의 가격 상승세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올라 1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성북구는 0.54% 상승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고, 종로구 역시 0.36%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강서구(0.39%), 동대문구(0.33%), 강북구(0.33%), 구로구(0.33%) 등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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