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60일 종전 논의를 이어가는 등 중동 전쟁 종식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고유가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종전 논의에도 국제유가 상승 압력 지속
호르무즈 해협 통제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음에도 25일 국내외에서는 당분간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봉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장비 교체와 물류 정상화 등에 시간이 걸리고,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를 내고 시나리오별 유가 전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 종전·휴전, 내년 4분기 배럴당 90달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내년 4분기 배럴당 117달러 △에너지 시설 타격·확전, 내년 4분기 배럴당 174달러로 각각 전망했습니다. 3가지 시나리오 모두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63달러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천연가스 도입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두바이유 가격이 오는 8월 배럴당 95달러, 올해 4분기 배럴당 83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봉쇄가 6월 말까지 이어지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제거 함정과 장비를 배치하는 데만 수 주가 걸릴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출 운항을 재개하려면 최소 2~3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최선의 시나리오에서도 이전 상태로 깔끔하게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원·달러 환율 1400원 후반 고착화 우려
고환율 기조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15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3월 말~4월 초 약 열흘간 1500원 선을 유지한 뒤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지난 19일 다시 1500원을 돌파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2일에는 1517.6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종전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음에도 1400원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24일) 페이스북에 "경제 전반의 가격 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며 "오히려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 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여기에 중동 전쟁발 물가상승과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불안이 가세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한층 강화됐다"며 "결국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월 이후 원유 수급 더 불안해질 가능성
오는 8월 이후에는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미 도입 물량이 확보된 7월 이전과 달리 8월 이후 물량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트래이더사 발로 JP모건 발언을 인용해, 재고 감소에 따라 6월 말부터 국제유가 가격이 올라가고 7~8월에 어려울 것이라는 기사가 있다"며 "처음보다 원유 수급이 안정화됐지만 장기화하면 수급 불안 등 압박이 가중될 수 있으니, 8월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케심섬 해안에 지난달 18일 이란의 해협 봉쇄로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이 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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