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 붕괴에 선거운동 '올스톱'…"수습부터" 한 목소리(종합2보)
이 대통령 "사고 원인 및 재발 방지책 철저 마련"
각 당 대표 현장으로…"최대한 협조하고 돕겠다"
2026-05-26 21:30:34 2026-05-26 21:30:34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선거 운동도 일제히 중단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원인에 대한 엄정 조사와 함께 재방 방치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각 당 대표와 서울시장 후보들도 모두 현장을 직접 찾아 조속한 사건 수습과 함께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방당국 "안전진단 중 거더 붕괴" 
 
26일 오후 2시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일부 붕괴하면서 작업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장관리소장과 외부전문가, 감리단장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관계자, 1명은 서대문 주민센터 관계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소방당국은 "새벽 작업을 중단하고 오후 2시 안전진단을 위해 '거더(일종의 대들보)' 사이로 들어갔다가 거더가 붕괴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서소문 고가차로는 노후화에 따라 안전 문제가 불거진 바 있으며, 정밀안전진단 실기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아 철거가 결정된 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공사는 올해 7월29일 마무리할 예정이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깊은 책임감"…정원오 "비방 자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사고 보고를 받은 뒤 사고 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고로 숨진 피해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사고 원인을 엄정히 조사하고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철저히 마련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여야 지도부도 예정된 선거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현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 지역 지원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오후 6시45분쯤 현장을 찾은 정 대표는 "이재명정부에서 계속 안전, 재난 사고에 대해 경고하고 조치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 여당을 책임지는 당대표로서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발주처가 서울시고 시공을 한 건설 업체가 있다고 한다"며 "철저하게 점검하고 확인했다면 인명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 이런 사고가 터져 참으로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도 선거운동을 멈추고 사고 대응에 집중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유세 도중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장 대표도 이날 현장을 직접 찾아 "사고 현장을 신속하게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민의힘도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하고 돕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머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주의를 기울여서 작업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각각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정 후보는 "희생자 가족 및 부상자 가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가 조속히 수습돼 시민의 일상도 지켜지기를 바라고, 그런 면에서 공사 관계자들과 서울시에서 만전을 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정 후보는 당분간 선거 상대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공세를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선거 캠페인에 연계하는 식의 네거티브 금지령도 내렸습니다.
 
오 후보도 "현재 직무가 정지돼 있지만 현직 시장으로서 정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시간 이후에 유가족들과 부상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관계 공무원에게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사고 소식에도 정치권 '잡음'
 
다만 서소문 사고에도 잡음이 발생하는 모양새입니다. 채헌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민 안전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늘 보여주기와 땜질 처방에만 매달린 오세훈 시정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오늘 사고로 분명해졌다. 오 시장의 안전 행정은 끝났고 안전 불감증의 끝판왕이라는 말조차 아깝지 않다"고 했다가 뒤늦게 삭제했습니다. 
 
현 서울 마포구청장인 박강수 국민의힘 마포구청장 후보는 "지금 서대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로 부상자가 많다고 한다. 안전이 제일인데 우리 마포도 늘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우리 마포는 4년 동안 단 한 건도 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그는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사과문을 올리고 "사고로 인한 피해 상황이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의 안전 성과를 강조한 제 발언은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공감과 배려가 부족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정원오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는 해당 사고 소실에 "호재"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해당 지지자는 "(정 후보가) 적극적으로 공세에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피해가 커야 좋을텐데"라는 글이 올렸고, 같은 방 이용자가 "글을 가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운영진이 작성자를 강제로 퇴장시켰고 채팅방은 강제 종료됐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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