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의 ‘역공’…중국 ‘독무대’ LFP 공략 확대
‘전기차 LFP’ 탑재 비중 55%
ESS발 LFP 수요 확대 본격화
2026-05-29 14:50:32 2026-05-29 14:50:3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국내 배터리 업계가 본격 뛰어들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이 국내 첫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소재사부터 완성 셀 업체까지 LFP 시장 대응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을 앞세운 LFP 수요가 급증하면서 K배터리의 LFP 공략 확대와 함께 시장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이차전지 제조업체 피노, 중국 배터리 소재기업 CNGR과의 합작사인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통해 최근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서 LFP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이 공장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며,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연간 최대 5만톤 규모까지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 공장과 별개로 LFP 수요 대응을 위해 포항 양극재 공장 내 삼원계 하이니켈 생산라인 일부를 LFP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소재사의 전략 변화는 셀 제조사들의 수주 확대와도 맞물리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테슬라와 6조원 규모의 ESS용 각형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미시간주 전력 기업 DTE에너지와도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DTE에너지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는 ESS 배터리를 미시간주에 조성되는 오라클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ESS는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설비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냉각 설비가 24시간 가동돼 전력 사용량이 크고, 순간적인 부하 변동도 빈번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ESS가 필수적으로 탑재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과 달리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해왔던 K배터리 업계가 LFP 시장으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급격한 시장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가운데 LFP 배터리 탑재 비율은 55%까지 상승했습니다. LFP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가량 저렴해 전기차 캐즘 국면에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 차량 중심으로 채택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SS 시장 역시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가 2024년 235GWh에서 2035년 615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K배터리 업계도 생산 시설 재편에 나섰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 LFP로 전환했고, 삼성SDI(006400)는 인디애나주 합작공장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연간 30GWh의 ESS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SK온 역시 미국 조지아 공장에 이어 충남 서산 공장 일부까지 올 하반기부터 ESS용 생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ESS 사업 브랜드명을 ‘그리드온(GRIDON)’으로 확정하고 올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20GWh 이상의 수주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LFP 확대가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업계의 가동률 회복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대량 생산을 통해 장악했던 LFP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 삼원계 중심 전략을 택했지만, 전기차 캐즘과 ESS 시장 확대 이후 LFP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소재부터 셀, 생산라인까지 LFP 중심의 체질 전환이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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