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립(005610)은 실적 악화와 거버넌스(지배구조) 부실이 맞물리며 주가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최근 1년 새 주가는 26% 급락했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 수준까지 떨어지며 주주가치 훼손이 두드러지는 양상입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립의 주가 부진 배경에는 본업의 기초체력 저하가 1차적 원인으로 꼽힙니다. 2024년 19.25%에 달했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2.92%로 급락한 데 이어, 올 1분기 영업 적자로 전환하며 마이너스(-0.53%)로 주저앉았습니다. 자본 효율성이 급격히 훼손되면서 시장의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 따르면 삼립의 2025년 ESG 통합 등급은 'C등급'에 그쳤습니다. 환경(B+)과 사회(A) 부문에서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G) 부문이 'C등급'을 받으며 전체 등급을 끌어내렸습니다.
회사가 올해 제출한 지배구조 보고서상으로는 이사회의 독립성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회사는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자발적으로 신설했으나, 정작 사추위 위원장은 도세호 대표이사가 겸임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를 대표이사가 직접 발굴하고 검증하면 이해상충이 됩니다. 더불어 이사회 의장 역시 대표이사가 겸임하고 있어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거버넌스 선진화 추세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사회의 견제 수단도 부족합니다. 삼립은 종속기업인 SPC GFS에 1788억원 규모의 채무지급보증을 서고 있으며, 지배기업인 파리크라상 등과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객관적으로 감시할 '내부거래위원회'가 부재합니다. 또 보수위원회를 비롯해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차단하는 명문화된 규정도 없습니다.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저PBR 기업 공표(Naming & Shaming)' 등 밸류업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삼립의 거버넌스 리스크는 더 부각될 전망입니다. 금융위원회의 공표 세부기준(안)에 따르면 삼립이 속한 '필수소비재' 업종은 전통적으로 PBR 중윗값이 낮게(0.55배)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PBR 0.7배 수준인 삼립은 '업종 내 하위 25%'라는 지정 요건을 간신히 비껴가 당장의 명단 공개는 면할 가능성이 보입니다.
하지만 삼립의 현 주가는 필수소비재 업종 평균 PBR인 1.30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저평가 상태입니다. 2023년 말 PBR 1.21배에서 최근 0.7배까지 주가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립 주식을 가진 한 주주는 “식품 업종 주요 상장사 중에서도 삼립의 지배구조 성적표는 최하위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소외당하며 주가가 부진한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사 측은 이러한 보도 내용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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