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성폭력' 전 시설장 징역 15년…법원 "인권유린적 범행, 엄정한 처벌 필요"
피해 진술 신빙성 인정…"합리적 의심 배제될 정도 입증돼"
일부 강간 혐의 무죄…공대위 "납득 어려워, 항소 요청할 것"
2026-09-02 17:29:48 2026-09-02 17:40:4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정주현 기자]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여성 입소자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시설장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 등 인권유린적 범행에 대해서는 엄정한 형을 선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대위가 2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엄기표)는 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색동원 전 시설장 김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각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하고, 형 집행 종료 뒤 3년간 보호관찰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에서 "이 사건 범행이 우리 사회에 미친 충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을 '대규모 폐쇄형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며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발달장애인 피해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앞서 피고인 측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기억하거나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색동원 사건 피해자들의 진술이 수사기관의 유도에 영향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세부 사항에 일부 부정확한 부분이 있더라도 핵심 피해 진술에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들이 피고인 측 반대신문 상황에서도 기존 진술 취지를 유지했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거짓으로 꾸며냈다고 보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범행 일시가 충분히 특정되지 않았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이상 특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사실상 이런 성범죄 사건은 법원에서 유죄 인정이 불가능하다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원은 지난 5월 직접 색동원을 찾아 현장검증도 실시했습니다.
 
다만 피해자 1명에 대한 장애인 피보호자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행위만으로는) 폭행 또는 협박과 같은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같은 행위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폭력 행위에 해당한다며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주문에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성폭력 사건이 아니라 시설장이자 법인 이사장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시설 내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중대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설 내 모든 권한을 가진 시설장이 가해자인 상황에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고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검찰 및 변호사들과 논의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도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15년의 형은 피해자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비하면 결코 높은 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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