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미국·이란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화 약세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일본 등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쳐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는 모습인데요. 한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3%대로 올라선 가운데 유가발 물가 상방 압력과 대외 금리 상승 부담까지 겹치면서 추석을 앞둔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제유가 90달러대…글로벌 금리도 '들썩'
1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6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6%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 7월24일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 선물 종가도 전 거래일 대비 5.2% 급등한 배럴당 90.22달러로 마감했습니다. WTI 선물 종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23일 이후 처음입니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재점화가 있습니다. 미국은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방공·레이더 시설과 해상 자산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무인공격기 MQ-9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등 양국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글로벌 물가뿐 아니라 금리에 대한 경계심도 키우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통화정책 전망을 국채금리에 반영하면서 주요국 국채금리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8%를 넘어섰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3%를 돌파하며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다시 달러당 160엔 안팎까지 오르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엔화 약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으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다만 통상 엔화 약세와 동반해 약세를 보이는 원화는 이번 중동발 충격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368.7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7원 내렸습니다.
물가도 다시 3%대…추석 앞 부담 확대
이 가운데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다시 3%대로 올라섰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습니다. 7월 2.8%에서 한 달 만에 3%대로 재진입한 것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3.4% 상승했습니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물가 상승률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폰 요금 감면 기저효과가 0.58%포인트 수준"이라며 "이를 제거했을 때 전체 물가는 2.5%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과 서비스가 각각 3.7% 상승했습니다. 공업제품에서는 휘발유가 11.5%, 경유가 19.6% 각각 오르며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서비스에서는 보험서비스료가 13.4%, 해외단체여행비가 14.9% 각각 상승했습니다. 전기·가스·수도도 상수도료와 도시가스 등을 중심으로 0.4% 올랐습니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2.6% 하락했습니다. 쌀(6.2%)과 국산 쇠고기(3.3%) 가격은 올랐지만 배추와 토마토는 각각 26.2%, 24.8% 내리면서 전체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정부는 9월 물가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주요국의 긴축 전환 가능성 등 대외 요인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추석을 앞둔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율은 안정되고 있지만 성장률이 높아 수요가 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까지 오르고 있어 운송비 상승 등을 통해 물가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외에도 내년에 정부가 '확대 재정' 정책을 쓸 확률이 높다"며 "(이러한 요인들로) 환율이 조금 떨어져도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 코너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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