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도입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당 약물의 부작용 등을 고려한 안전 사용 체계 확립을 요청했습니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약물 임신중절이 출혈·극심한 복통·불완전 유산·패혈증 등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의료행위라면서, 전문의의 사전 검단과 사후 대응 체계가 없는 투약은 위험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관련해 성평등가족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지난 16일 그간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임신중지 약물이 불법 유통되고 있고, 여성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수술이나 약물 복용을 선택할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프진 도입 추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프진을 구성하는 미페프리스톤은 미소프로스톨과 병용해 임신 70일 이하의 자궁 내 임신에 사용됩니다. FDA 허가 사항은 해당 치료가 의료진의 관리와 추적 관찰을 전제로 하는 의료행위임을 분명히 합니다. 임상시험에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병용요법을 사용한 환자의 약 85%에서 한 개 이상의 이상 반응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을 정식 도입키로 한 가운데, 의사들은 약물의 이상반응과 사용법 등을 고려한 안전 사용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Exelgyn 홈페이지)
흔한 이상 반응은 오심·쇠약감·발열·오한·구토·두통·설사·어지럼증 등이 있습니다. 대다수 환자에게 일반적인 월경보다 많은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시 증상 없이 임신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출혈과 통증을 경험할 수 있고, 정상적인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이상 상황을 환자가 구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약물을 복용했다고 해서 반드시 한 번에 임신중절이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불완전 유산이 발생하거나 임신이 지속되는 경우 추가적인 약물치료나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약물 복용 이후 임신중절이 제대로 완료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복강 내 출혈 및 사망 위험도
미프진은 자궁외임신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약물 복용 후 발생하는 복통과 출혈을 단순 약물 반응으로 착각해 방치하다가 난관 등 자궁외임신 부위가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복강 내 대량 출혈을 일으켜 급성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약물 투약이 항상 100% 임신 종결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불완전 임신중절로 인해 불완전 유산으로 진행되면 태아 조직이나 태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부패하면 중증 자궁내막염, 골반염, 심각한 패혈증으로 이어집니다. 발열이 동반되지 않는 비전형적 감염도 보고되고 있어 전문의의 추적 관찰 없이는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미프진 복용 후 약물이 실패해 임신이 지속되면, 복용한 미소프로스톨 등에 노출된 태아는 두개안면 기형, 사지 결손 등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을 안고 태어날 위험이 매우 큽니다.
심혈관 질환이나 만성 부신부전,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중증 간·신기능 장애 환자에게 투약 시 기저질환의 급격한 악화로 이어집니다. 항응고제나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지혈 장애로 사망 위험이 급증합니다. 항경련제, 결핵약 등과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감소해 치료 실패를 유발합니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여성들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라면서도 “미프진을 단순히 간편하게 먹는 낙태약으로만 설명하고, 약물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여성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약물 도입 전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국가 책임을 개별 의사와 환자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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