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약속 3기 신도시)①"미친 듯 짓겠다지만"…보상 마쳐도 텅 빈 공터
9개 블록 7256가구 미착공…3년 넘은 곳 1303가구
왕숙2 A3, 26개월 착공 늦어지자 사업비 46% 껑충
"사업비 증가분 공공재정과 분양가로…속도 높여야"
2026-10-07 16:08:52 ㅣ 2026-10-07 17:39:45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취임 후 첫 행보로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지구를 찾아 주택 공급 일정과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대량 공급을 지시하며 속도전을 강조했지만, 3기 신도시 현장은 여전히 거대한 병목에 갇혀 있습니다. 분양 우려가 아닌 토지 보상과 명도 소송, 지장물 철거라는 공공의 기본 단계부터 막히며 보상이 끝나고도 멈춰 선 공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3기 신도시의 공정별 병목 실태, 사전청약 현황, 그리고 교통 인프라의 실제 준비 상태를 밀착 검증하는 3연속 기획 시리즈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 주)
  
[뉴스토마토 이수정, 박선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조기 대량 공급'을 거듭 주문하고 있지만, 정부 주도 공급의 핵심인 3기 신도시 주요 현장은 여전히 공터로 남아 있습니다. 토지 보상을 마쳤음에도 이주·철거 및 문화재 조사 단계에 발이 묶여 착공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블록이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기 신도시 지구별 보상·사업승인 자료에 따르면, LH가 시행하는 5개 지구의 실제 집행 보상금은 13조172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당초 예상액(12조1450억원)보다 1조276억원(8.5%) 늘어난 규모입니다. 토지 인도 문제로 인한 명도소송도 누적 2718건에 달하며, 이 중 2031건이 고양창릉 한 곳에 집중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신임 국토부장관과 LH공사에게 집 못 지어 미친 것처럼 국가 명운을 걸고 조기 대량 공급에 매진하도록 지시하였다"고 공표했습니다. 인허가를 받고도 분양이 걱정돼 착공을 망설이는 사업장에는 LH가 미분양분을 매입임대용으로 매수 확약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보상 끝났는데…착공 예정월 넘긴 7256가구
 
보상을 완료하고도 착공 고비를 넘기지 못한 물량도 상당합니다. 지난 8월 말 기준 사업승인서상 착공 예정 월을 넘긴 미착공 물량은 9개 블록, 총 7256가구입니다. 승인을 받은 지 3년이 넘도록 첫 삽을 뜨지 못한 곳도 1303가구에 이릅니다. 남양주왕숙 A20(327가구)과 왕숙2 A4(262가구), 인천계양 A1(714가구)입니다. 왕숙 A20은 보상과 이주를 끝낸 뒤 남은 지장물 철거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왕숙2 A4와 계양 A1은 이주가 늦어지면서 문화재 조사와 부지 조성 공사가 줄줄이 뒤로 밀렸습니다.
 
같은 지구 안에서도 속도는 엇갈립니다. 왕숙 A20과 왕숙2 A4 인근에는 이미 공사가 한창인 블록도 있어, 보상·이주·철거·문화재 조사·부지 조성 가운데 어느 단계에서 가장 오래 멈췄는지에 따라 블록별 운명이 갈립니다.
 
대통령이 내세운 미분양 매수 확약이 이런 블록에도 통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적용 대상이 다르다고 짚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인허가를 빨리 내주고 미분양이 나면 사주겠다는 건 미분양이 걱정돼 착공을 미룬 사업자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라며 "보상이 끝나면 다음은 건축허가를 받는 단계이고, 이주와 철거, 문화재 조사 같은 변수는 이 인허가 단계에서 일정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건축허가까지 받은 사업장이 공사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분양이 안 될까 하는 걱정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허가가 난 땅에 점유자가 남아 있어도 강제퇴거로 풀 수 있어 제도나 현장 관리가 걸림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인허가 확대와 매수 확약은 사업성 부족이나 분양 불확실성으로 착공이 늦어지는 사업장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3기 신도시처럼 보상·이주·철거·문화재 조사 등 선행 공정이 끝나지 않은 곳에는 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실행이 별도 해법이 되겠지만 실행력이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26개월 늦어지자 사업비 46%↑…'37개월' 시험대
 
사업 지연은 곧 막대한 비용 증가로 이어집니다. 남양주왕숙2 A3 블록의 경우 사업 기간이 26개월 늘어나면서 총사업비가 3333억원에서 4867억원으로 46% 증가했습니다. 보상비와 공사비, 금융비용이 복합적으로 상승한 결과입니다. 이 연구원은 "분양가가 택지비에 건축비를 더해 산정되는 만큼 비용이 오르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분양가를 낮추면 그 차이를 메우는 데 공공 재정이 들어간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3기 신도시 등 주요 지구의 착공 시기를 1~2년 앞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관건은 남은 기간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점검한 결과 3분기까지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은 1만7000가구로 연간 목표(6만2000가구)의 27.4%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4만5000가구를 4분기 석 달 안에 착공해야 하는 셈입니다. 
 
함 랩장은 "공공주택사업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 증가분을 전부 분양가에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는 분양가격 상승으로, 일부는 LH 등 공공부문의 부담 증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속도를 지금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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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무언가 중심을 잡아줄 콘트럴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무언가 갑갑한 느낌이 드는 건 무엇때문일까요? 답답합니다.

2026-10-07 16:59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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