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본청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경찰이 스토킹·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한 대응과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지만, 전국 상당수 경찰서에는 전문인력인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별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뉴스토마토>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262개 경찰서의 피해자전담경찰관 정원은 259명에 현원은 262명이 배치됐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정원을 충족하고 있지만, 경찰서별 배치 현황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찰청은 치안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1·2급지 경찰서 189곳에 피해자전담경찰관을 기본적으로 1명씩 배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1급지 경찰서 70곳에는 정원보다 1명을 추가 배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인구와 치안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3급지 경찰서에는 별도 피해자전담경찰관의 정원조차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피해자전담경찰관 정원 및 현원이 0명인 경찰서는 전국 262곳 가운데 70곳으로, 전체의 26.7%에 달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에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배치되지 않은 경찰서는 장흥·보성·영광·화순·함평·영암·장성·강진·담양·곡성·완도·진도·구례·신안 등 14곳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경북은 11곳, 강원 10곳, 경남 10곳, 충북 7곳, 전북 7곳, 충남 6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북부 가평·연천경찰서 등 2곳과 경기남부 양평경찰서, 인천 강화경찰서가 해당했고, 대구 군위경찰서도 전담경찰관 현원이 0명이었습니다.
이들 경찰서는 별도의 피해자전담인력 없이 여성청소년계 직원 등이 스토킹·가정폭력 사건 관리와 범죄피해자 보호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범죄피해자 보호를 전담하는 인력 없이 겸임 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부담과 피해자 보호의 연속성을 우려하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옵니다. 조세희 목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전담 인력이 적은 지역에서는 사건 발생 시 다른 팀이나 인근 관서의 지원을 받아야 해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3급지는 인력 자체도 부족하기 때문에 개별 경찰관이 피해자 보호 업무까지 맡으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지원기관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추가 피해 여부까지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인력과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청은 3급지의 피해자전담인력 미배치가 곧 피해자 보호 업무의 공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범죄피해자 보호 업무를 위한 인력 배치를 계속 요청해 왔지만 3급지에는 아직 별도 정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전담인력이 없더라도 다른 업무를 맡은 경찰관들이 피해자 보호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경찰청은 겸임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인력 확충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관련 인력이 22명 정도 늘었고, 지속적으로 증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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