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의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초우량 대형 건설사들도 예외 없이 높은 회사채 금리에 혀를 내두르면서 유독 건설사의 회사채 금리만 타업종보다 터무니 없이 높게 형성돼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지난 9일 3년물 회사채 1000억원을 연 4.54%의 금리로 발행했다. 3년물 AA-등급 회사 채권에 대한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가 같은 날 4.46%인 점을 감안하면 0.08%포인트 높은 수치다.
◇ GS건설 같은 등급 회사보다 0.31%p 높아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그래도 최근 현대차그룹 계열에 편입된 영향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같은 등급의
GS건설(006360)이 지난달 4일 발행한 회사채의 금리는 연 4.75%다. 같은 날 동일등급 회사채 발행금리인 4.44%보다 0.31%포인트 더 높았다.
GS건설은 오는 20일에도 3225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나 아직 정확한 금리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가지고 있는 AA-신용등급은 건설업계에서는 최우량 등급이다.
현대건설이나 GS건설 같은 `빅3` 건설사조차 다른 업종에 비해 채권 발행시 더 높은 금리를 얹어줘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기 때문이다.
◇ 중견건설사 `비명`.."어렵다 어렵다하지만 지독하게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A-등급인
두산건설(011160)이 지난달 29일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책정된 금리는 7.55%에 달한다. 같은날 A-등급 3년물 회사채의 평균금리는 5.09%로 두산의 회사채가 2.46%포인트나 더 높았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순위 10위의 대형 건설업체다.
BBB등급의
코오롱건설(003070)은 지난달 2년만기 회사채 300억원을 발행하면서 9%의 금리를 준 사례도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달 삼부토건 등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증권사들도 보수적으로 회사채를 매수하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사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아 높은 금리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정이 더 어려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지독하게 어렵다"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 아니냐"고 자조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냉정하다. 김민정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5·1대책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A-이하 건설사들에 대해선 당분간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지난달 발행된 건설사 회사채는 자기 등급 대비 80bp(0.8%포인트)이상 디스카운트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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