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7년만에 파업 맞나
SC제일銀 30일 파업 돌입
SC인수 후 수익급감, 갈등 커져
2011-05-29 11:07:4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SC제일은행이 오는 30일 파업에 돌입한다. 은행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04년 구 한미은행(현 씨티은행) 이후 7년 만이다.
 
SC제일은행의 3000여 노조원들은 29일 오후 충주호리조트에 모여 파업 전야제를 가진 뒤 30일에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날 이 은행 370여개 영업점의 영업 차질이 예상된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은행권에서는 지난 2004년 6월 구 한미은행 파업 이후 7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당시 한미은행은 씨티은행으로의 인수를 반대하며 2주간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 성과연봉제 도입 놓고 노사 마찰 증폭
 
이 은행이 파업에 나서는 표면적 이유는 은행 측이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 때문. 다른 은행은 호봉제로 연봉을 산정하는 반면 이 은행은 지난해 말 노사교섭에서 사축이 성과연봉제를 들고 나와 노조의 반발을 샀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로 전환할 경우 대부분 직원의 연봉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원들은 수억원대 연봉을 받고 직원들 월급은 깎는 것이 선진 금융기법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부터 단식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은행 관계자는 "임금 인상률이 줄어들 순 있지만 연봉이 깎이는 것은 아니다"며 "은행이 원만하고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양보안을 노조에 제의하였음에도 불구,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불러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지난 2005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가 구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부터 계속 갈등이 쌓여왔고 결국 이번 파업까지 예상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 때 5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이었던 제일은행은 SC 인수 이후 ▲ 영업점 폐쇄 ▲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주력 등으로 수익성이 계속 급감했다. 작년에는 순익이 전년대비 25%나 급감했다.
 
또 인수 후 새로 임명된 외국인 임원들과 한국 은행원들과의 문화적 충돌로 인한 갈등도 계속 있어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 은행의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방한한 피터 샌즈 SC그룹 최고경영자는 “한국에서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또 지난 5년간  SC가 5조원을 투입했는데 작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영국 본사로 배당했고 매각 가치가 5조원에 이르지 못할 것을 감안하면 매각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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