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유럽연합(EU)의 지도자들이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새 패키
지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리스와 주변국 경제 낙관론이 높아지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 재무장관회의 의장이 추가 지원 여부를 다음달말까지 결론짓겠다고 밝힌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다음주초 추가지원 패키지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 유럽 최대경제국 獨 "추가 지원 동의"
우선 그리스 지원에 대한 새 국면은 독일이 그동안 주장해 온 그리스의 채무 조정(리스트럭쳐링, restructuring) 요구를 철회하고 새 자금지원을 하는데 동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되면서 한 발짝 나아갔다.
독일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핵심국가들은 그동안 충격이 상당하더라도 채무조정을 통해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그리스 채무조정 시나리오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할 것"이라며 "채무조정으로 그리스 은행이 부도가 나면 리먼 브러더스 부도 사태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동안의 입장에서 변화한 모습을 내비쳤다.
여기에 장-클로드 융커 유로 재무장관회의 의장도 같은 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추가 지원 여부를 다음달 말까지 결론짓겠다 밝혀 그리스 구제금융 가능성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융커 의장은 이날 "우리는 EU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의 최종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입장을 정리하는 데 이들의 평가가 일부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6월 말께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자리에서 "그리스에 대한 전면적 채무조정은 검토되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그동안 모든 형태의 채무조정에 반대해 온 ECB의 입장과도 조율이 가능해졌다.
◇ 새 지원패키지 윤곽.."600억유로 지원"
그리스 채무 조정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새 지원패키지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추가 지원패키지에는 올해와내년 만기되는 부채상환에 필요한 600억유로(860억달러)를 그리스에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 같은 지원을 추가로 받는 조건으로 정부 자산에 대한 민영화를 강도높게 추진하고 세금 추징을 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외신들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전례없는 강도높은 개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번주말이나 다음주 초에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긍정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로화와 주가는 급상승했다. 유로화는 3주만에 달러화대비 최고치로 치솟았고 그리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16.8%에서 이날 15.7%까지 급락하는 등 기대감이 고조됐다.
◇ 다음 주 새 패키지 발표될 듯..그리스 국민 반발예상
새 패키지에 외부 개입을 전제로 하는 강도높은 민영화 등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최종합의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일주일간 수만명의 시위대가 보여 정부의 긴축안에 반대하는 비폭력시위를 벌였다.
또한 스페인에서 시작된 반(反)긴축 시위도 영향을 미쳐 그리스와 프랑스 등으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새 구제금융 패키지에 민간투자자들의 희생을 필요로하는 내용이 담길 경우 합의에 또다른 어려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새 패키지에는 그리스 국채를 갖고있는 민간채권단들이 자발적으로 상환날짜를 연기하는 것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최종 패키지에 담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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