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이 예상대로 STX그룹 대 SK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그룹 모두 사업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천명한 만큼 향후 양보없는 팽팽한 인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STX그룹보다 조금 먼저 접수처에 도착한 류영상 SK텔레콤 글로벌 MNO 전략팀장은 "SK텔레콤의 미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하이닉스 입찰 참가의향서를 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SK텔레콤(017670) 단독으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하이닉스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과 SK텔레콤의 차세대 통신사업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STX그룹은 제출 마감시간을 9분 남겨둔 3시51분에 접수처에 도착,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이호남 STX 전략기획실장(상무)는 "이미 알려진대로 인수 이유에 대해서는 조회공시와 이종철 부회장이 인수 참여에 대해 설명한 것에 모두 담겨있다"며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승산이 있냐는 질문에는 "승산의 문제가 아니라 실사를 통해 회사를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격은 이제 하늘에 물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STX그룹의 인수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의지의 강함보다는 객관적으로 보고 냉정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 우리 그룹의 의지이자 강 회장님의 의지"라고 답했다.
STX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기존 사업구조를 탈피, 새로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그룹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계 국부펀드와 컨소시업을 구성,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STX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우량 계열사의 일부 사업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의 인수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 산정 변수에 따라 최저 2조3000억원대에서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채권단은 다음 달 본입찰을 거쳐 9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가격협상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은 10~11월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다.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분은 총 15%다. 외환은행이 가진 지분이 3.42%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3.34%, 정책금융공사 2.58%, 신한은행 2.54%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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