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경제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미국이 부채 상한 증액협상을 타결했지만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는 충분치 못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5일 오후(미국 현지시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지난 1941년 S&P 설립 이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7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앞으로 1년 안에 추가적인 하향 조정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당국은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7일로 예정된 긴급경제금융상황검점회의에서도 주요 이슈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64%는 달러에 투자돼 있고 나머지 36%는 달러를 제외한 통화나 자산이다.
허진호 한은 국제경제실장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기업이나 시장입장에서는 AAA와 AA+단계의 차이가 크진 않기때문에 조달금리 면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에 대한 경고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금융시장이 마감된 이후 나온 소식인 만큼 실제 충격이 어느정도일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에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여러차례 경고가 있었고, 예상된 부분이 있어 큰 충격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긍정적인 소식은 분명히 아니다"면서 "내일(7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미국 신용등급 하락을 포함해 국제금융시장의 상황과 미국 고용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국 한은 외자운용원 팀장도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채권금리 0.05~0.10%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이전부터 있어왔다"며 "실제 파장은 두고봐야겠지만 1차적으로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론 미국에 대한 신뢰도 추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허 실장은 "실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해도 미국 국채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 팀장도 "시장은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국 달러 국채가 더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금리 0.50%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5일 기획재정부는 임종룡 1차관 주재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대외여건과 국내금융·외환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바 있다.
특히 미국 동향 등 추가 발표되는 지표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상황점검과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7일 오후 4시 임종룡 차관 주재로 재정부, 금융위, 한국은행, 금감원 4개 기관이 참여하는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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