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주민투표 실패' 시장직 사퇴
2011-08-26 13:48:05 2011-08-26 17:35:08
[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오 시장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의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책임을 다하겠다"며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에 앞선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투표율이 33.3%에 못미치거나 투표에서 질 경우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투표율이 25.7%에 그쳐 개표는 무산됐지만 이번 주민투표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 복지방향에 대한 서울시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아쉽게 투표함을 닫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번 주민투표는 제가 제안했지만 시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으로 시작됐고 81만 서울시민은 최초의 주민청구형 주민투표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었다"며 "이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민주주의가 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세대에 무거운 빚을 지운다"며 "선심성 복지공약에 책임지게 될 최대 희생자는 평범한 시민인 바로 나가 될 것"이라고 복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재차 강조했다. 
 
또 그는 "저의 사퇴를 계기로 과잉복지에 대한 토론이 더욱 치열하고 심도 있게 전개되길 바란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도 남겼다.
 
서울시장으로서의 마지막 소회를 묻자 그는 "지난 5년간 서울시정을 이끌면서 지금껏 걸어온 정치인으로서 일생중 가장 역동적이고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 재선의 영광을 주셨지만 안타깝게 임기를 완수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즉각 사퇴와 관련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 여당 일부에서는 만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오 시장 스스로가 주민투표 무산처리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날 아침 열린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국익이나 당보다 개인의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안타깝다"며 시장직 즉각 사퇴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오 시장의 즉각적인 사퇴발표가 오히려 오세훈 개인에게 정치적인 이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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