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 박미정 기자] 보름 정도 중단된 가계대출이 1일 시중은행에서 재개됐다.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은행 지점을 직접 찾아 대출상담을 받아보고 8월과 달라진 가계대출 조건을 알아봤다.
◇ 국민銀 "용도 안 따져" 나머지 은행 "용도 분명해야"
서울 지역의 아파트를 갖고 담보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각 은행에 물었다. 먼저 용도확인 여부에 대해 국민은행 직원은 "대출 용도를 가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주택이전이든 생활자금이든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전달 대출 중단에 나서지 않았었다. 지점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도 대출 강화와 관련된 공문은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 직원은 "용도를 따져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을 경우 본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 승인은 지점 차원의 '자동승인', 본점 심사가 필요한 '본부 승인'으로 나뉘는데, 본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건 그만큼 대출 조건이 깐깐해졌다는 얘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대출 용도를 따져서 확인한다"며 "심사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4군데 시중 은행 모두 대출 서류도 강화됐다. 기본적으로 신분증, 주민등록등본이 있어야 하고 주택소유 확인을 위해 등기부등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 담보대출에서는 거의 확인하지 않았던 소득대출 서류를 요구했다. 소득 확인을 위해서는 재직증명서, 작년치 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했다.
우리, 신한은행은 금리를 0.2%~0.5% 인상했고 나머지 은행에서는 금리 인상 움직임이 아직 없었다.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도가 나와도 대출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4군데 은행 관계자 모두 "대출을 원천적으로 막지는 않지만 지난달 보다 조건이 많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 지난달 보다 조건 '깐깐'
우리은행 지점 관계자는 "지금 정부에서는 소득이 없는 사람이 주택담보만 믿고 대출을 받아서 다른 곳에 투자하려는 것을 막으려 해 소득증빙이 없으면 대출이 힘들다"며 "은행은 당연히 대출을 하려고 하는데 정부 정책에 따라 맞추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8월 대출 중지도 은행 영업 중 오후 4시에 갑자기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출 정책이 급변할 여지는 있다"며 "현재 웬만한 대출은 가능하지만 추석 이후에 대출 규제가 또 시작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강화된 대출 방침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1일부터 0.2%포인트 낮아져 최대 3.6%까지 떨어진다. 보금자리론은 지난달에만 6276억원, 전세자금대출은 7264억원이나 나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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