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증권업계는 8일 유상증자를 발표한
대우증권(006800)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전날 대우증권은 1조4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주주보다는 대주주인 산은지주의 입장에서 내려졌다고 짐작한다"며 "계열 내 산업은행보다 두 배 이상 지점을 가지고 있고, 기업금융 시너지 창출이 용이한 증권업과의 결합을 위해서는 대우증권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절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장기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당분간은 이번 결정의 당위성을 입증해야하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태경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출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식의 실질 희석화 효과가 28~32%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글로벌 IB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은 옳지만 단기적으로는 변수가 존재한다"며 "최근 글로벌 매크로 리스크가 증대하고 회사의 본질적 영업력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확충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 투자은행으로 지정되면 수행 가능한 기업신용공여,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 신규 업무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업무 확장의 가시적인 수익 창출에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박윤영
HMC투자증권(001500)은 연구원은 "최근 업황 둔화와 정부 규제 리스크 확대로 기존 수익 추정치를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조정한 데다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과 주식수 증가로 향후 주당순이익(EPS)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기존 추정치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만3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2만65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HMC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만3000원에서 1만원,
대신증권(003540)은 2만6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각각 목표가를 낮췄다.
KTB투자증권(030210)은 유상증자 기준가 가시화 시점까지 투자의견을 보류하기로 했으며, HMC투자증권은 이례적으로 '매도(Sell)'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단순 소비자 금융에서 한국형 IB로 도약해야만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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