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현대증권 상대 2100억대 항소심 패소
법원, "하이닉스가 입은 손실 현대증권이 보상할 책임 없어"
2011-09-22 13:52:16 2011-09-28 15:22: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외자 차입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두고 현대증권을 2100억원대의 소송을 벌인 하이닉스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 14부(부장판사 이강원)는 22일 하이닉스가 “주식매매와 관련해 손해를 주지 않겠다는 약정을 어기고 큰 손실을 입혔다”며 현대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실질적으로 외화 차입에 해당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해 대금을 가능한 빨리 지급받아야 했던 원고로서는 현대중공업으로 하여금 CIBC가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 부여계약의 상대방이 되어 주도록 손실보전약정을 해줄 필요가 있었던 반면, 피고는 원고와 달리 현대중공업이 주식매수청구권 부여계약에 따라 입게 될 비용 기타 손실 등을 보상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었다"고 판시했다.
 
하이닉스는 현대전자 시절인 1997년 자금 확보를 위해 국민투신(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주식 1300만주를 현대증권을 통해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주식 매수자로 선정된 캐나다 CIBC(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은행은 국민투신의 주가 하락을 우려해 3년 후 주식을 되팔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은 현대중공업이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보고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은 현대중공업에 어떤 부담도 주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줬고 현대증권 역시 하이닉스에게도 같은 내용의 각서를 써줬다. 이후 국민투신 주가가 떨어지자 CIBC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현대중공업은 이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손해를 본 뒤 현대증권과 하이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하이닉스에 2118억원을, 현대증권은 991억원을 현대중공업에 지급해주라고 판결했고, 이에 하이닉스는 당시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이 주식매각과 관련한 손실을 모두 보장해 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만큼 하이닉스가 지급한 전 금액을 돌려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현대증권은 주식매매 계약체결을 주선한 것에 불과하다며 청구를 기각했고, 이에 하이닉스가 항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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