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작년 이맘쯤만 하더라도 소셜커머스는 얼리어답터들만이 알고 있던 매우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소비행태로 자리를 잡게 됐다. ‘지역당 하루 한가지 상품을 반값으로 판다’는 모토로 충성고객을 빠르게 늘려가며 이커머스 사상 가장 빠른 성장을 일군 것이다. 하지만 급성장의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시적인 트렌드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진화를 모색하는 소셜커머스의 성공과 한계, 앞으로의 과제를 몇차례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장면1. 오후 6시 한 치킨집이 문을 연다.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줄서서 기다린다. 고등학생부터 40대 직장인까지 각양각색인 손님들. 평소 가격보다 50% 할인된 치킨을 사먹기 위해 온 것이다. 평소 첫 손님이 언제쯤 오나 기다리던 주인도 갑작스러운 인파에 놀랍기만 하다.
#장면2. 국내 최대 규모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개최한 창립 1주년 기자간담회장. 발표에 나선 대표이사의 눈빛에는 희망이 가득차다. 그는 기자들에게 당당히 말한다. “소셜커머스는 트렌드가 아닙니다. 하나의 산업이 됐습니다.”
소셜커머스의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처음 상륙한 소셜커머스는 어느덧 일시적인 유행에서 벗어나 친숙한 구매행태로 자리잡았다.
이제 고객들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정말 50% 깎아줘?”라고 묻지 않는다. 여러번 학습효과 탓에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의 폭발적 인기는 트래픽 지표에서도 확연히 나타났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쿠팡, 티켓몬스터, 그루폰코리아, 위메프 등 이른바 ‘빅4’ 업체들의 사이트 전체순위는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순방문자수와 페이지뷰는 지난해 9월 GS SHOP, 롯데닷컴 등 주요 종합쇼핑몰의 10분의 1도 안됐지만 지금은 이들보다 높은 상황이다.
거래액 측면에서도 소셜커머스의 성장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5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올해는 최소 5000억, 많으면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무려 1000~2000% 성장률인데 이는 이커머스 역사상 유래없는 성장속도다.
소셜커머스의 인기 비결은 뭘까.
SNS컨설팅업체 누리터커뮤니케이션즈의 이승훈 대표는 “소셜커머스 사업모델의 특징은 단순히 중개사뿐 아니라 제휴사, 소비자까지 모두 ‘윈윈’하는데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먼저 제휴사에게 소셜커머스는 혁신적인 광고이자 홍보수단이다. 여타 온라인 마케팅과 달리 실제 구매로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중개사에게 주는 수수료와 할인비는 일종의 마케팅비용이 되는 셈이다.
제휴사는 이를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상품으로 해결하니 훨씬 부담이 적다.
이득을 보는 것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요즘 같이 물가가 나날이 오르는 때 50%의 할인율은 그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떨이판매’가 아닌 동네앞 레스토랑의 먹고 싶은 메뉴가 반값이라니 열광하는 게 당연하다.
이 대표는 “소셜커머스의 성공은 사업모델 자체가 혁신적이기도 하지만 좀 더 넓게 보면 ‘불황’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며 “2008년 그루폰이 등장했을 때 미국이 금융위기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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